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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이모 Oct 05. 2021

지니 이모의 보스턴 3대 맛집 3탄

Waterline, Boston Marriott Long Wharf

3대 맛집 중 마지막으로 꼽을 집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지인의 추천으로 노스 엔드 North End와 올드 노스 처지 Old North Church에 갔다가 10여분쯤 하노버 거리 Honover Street를 통해 걸어서 우연히 찾은 판자 Panza 식당. 야외에서 삼삼오오 멋지게 식사하는 사람들 중 예닐곱 되는 한국인으로 보이는 그룹이 보였고 입맛에 나도 맛을 것 같아 기다렸다가 야외 테이블에 착석.  어마 어마한 양의 파스타가 기분 좋게 놀라 왔던 집.  핸드폰을 놓고 갔는데 다시 찾을 수 있어서 정말 고맙고 맛도 좋았던 곳. 조만간 보스턴을 찾는다면 꼭 한번 가게 된 Mike's pastry와도 가깝다.  그래도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이 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Back Bay 역 바로 앞에 위치한 일식당 Douzo.  보스턴 도착하고 열흘 즘 지났을 때 속이 안 좋아 제대로 된 아시아 음식을 먹으려고 만다린 오리엔탈 보스턴 Mandarin Oriental Boston에 무조건 들어가서 식당이 어디냐고 물어보니 현재 호텔 내 식당은 레노베이션 중이지만 근처 맛집 지도가 있으니 주겠다고.  받아 들고 아시아 음식,  초밥이나 우동 같은걸 물어보니까 매우 자세히 친절하게 자신도 자주 가는 집이라며 가르쳐 준 집.  신선한 해산물 사시미와 튀김이 일품. 가격도 서비스도 좋지만 그래도 좀 더 보스턴스러운 집을 언급하고 싶어서 Douzo도 패스.   


Westland Ave.  집에서 걸어서 Wholefoods에 장 보러 갔다가 들리기 딱 좋은, Symphony역에서 가까운 Ichiban Yakitori Shshu House도 가성비 좋은 집.  일식, 중식, 한식에 퓨전까지 많은 메뉴.  간단한 한식, 김치찌개, 잡채, 옥돌 비빔밥 등이 그리울 때 방문하거나 주문해서 먹으면 맛있다.  프루덴셜 타워 옆 Eataly도 맛있는 게 많고 보일스턴의 Abe & Louie's도 분위기 맛 가성비 다 좋다.  


그래도 지니 이모 입맛대로 고른 보스턴 3대 맛집의 3번째 주인공은 두구 두구 다시 미국에서 현존하는 최고(oldest)의  항구 롱 워프 Long Wharf로 돌아가서 크루즈 선착장 바로 뒤의 롱 워프 메리어트 호텔 Long Wharf Marriott 2층에 위치한 워터라인 Waterline!  흘수선이라고 번역되는 Waterline은 배가 항해할 때 물의 표면과 만나는 선이라고 한다.  선박 외부에 직접 선을 그어 놓고 배에 실리는 승객과 짐의 무개에 따라 또 기후에 따라 달라지며 Waterline = Balance를 의미하므로 안전항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름 때문에 맛집을 정한 것은 아니다. 아이와 3가지 보스턴 관광지를 갈 수 있는 City Pass를 산 김에 New England Aquarium에 한번 더 가보려고 5시 즈음 방문했더니 본래 오후 6시에 문을 닫지만  City Pass는 한 시간 앞선 5시에 입장 마감이라는 것이다. 아쉽지만 빠르게 발걸음을 파뇰 마켓과 퀸지 마켓으로 옮겼다.  흥미로운 가게들이 많고 음악도 연주되고 완전 축제 분위기였으나 아직도 코로나가 엄중한데 대부분 백신 접종한 사람들이 마스크도 없이 너무 모여 있는 상태가 부담스러워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귀가하는 것으로 하고 다시 항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침 빗방울도 힛뿌려 조금씩 짜증이 나려는데 짜잔!


미국에서 처음 보는, 그리고 내 생에 최초 이렇게 선명한 180도의 두꺼운 일곱 색깔이 너무 예쁘게 나타난 무지개!



그래서 무지개를 따라온 이 식당을 나는 보스턴 3대 맛집에서 뺄 수가 없다.  현존하는 미국 항구 중 가장 오래된 롱 워프 Long Wharf (Built 1710)가 한눈에 보이는 보스턴 메리어트 롱 워프 Boston Marriott Long Wharf.   지난번에 보스턴 하버 시티 크루즈 Boston Harbor City Cruise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려고 들어갔는데 카페 쉬는 시간이라 못 마시고 호텔 구경만 했던 것.  어쩐지 파크 하얏트 시드니 Park Hyatt Sydne가 생각나서 꼭 작은 거라도 먹어 보고 싶었던 것.  설마 아이스크림이야 팔겠지 하고 좀 비싸 보이는 2층의 식당으로 들어갔다.   바에는 영화에서 많이 보는 장면처럼 정장과 스마트 케쥬얼의 사람들이 칵테일을 즐기며 골프 게임을 큰 스크린으로 보고 있었고 저녁 식사시간보다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항구가 잘 보이는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일단 아이스크림만 먹으려 했는데 메뉴를 보니 맛나면서도 가격이 좋은 음식들이 눈에 띄였다.  1년에 한 달은 고향에 간다는 태국 출신의 웨이트리스 이모님의 권유로 여름 특선 리소토 Summer  Risotto에 오늘의 생선을 곁들인 것과 뉴 잉글랜드 말린 고기와 치즈 플레이터 New England Meat & Cheese - housemade pickles, local honey, whole grain mustard.


리조또는 은근히 잘 풀어지고 대파를 송송 얹어서 속을 잘 감싸주고 오늘의 생선인 황새치 Swordfish 도 비린내 하나 없이 바로 잡아서 구워서 그런지 레몬향만 그윽하고 정말 맛있다.  리조또만 먹으면 25불,  생선 추가해서 36불.  고기/치즈 플레이터는 정말 5성급 호텔답게 맛도 양도 좋았다.  브리치즈, 까망베르 치즈, 체다 치즈와 함께 살라미와 하몽이 캔디 하트 포도, 당근 피클, 꿀, 구운 바케트 빵과 나오는데 정말 깊은 단짠의 조화가 일품이다.  양도 많아서 둘이서 하나만 시켜도 될 듯.  22불





무지개도 보고 이제 이야기하며 맛을 즐기느라 노을 지는 것도 놓치고 일어나려고 하니 벌써 깜깜하다.  일교차가 심한 보스턴의 가을.  택시를 잡으려고 로비 쪽으로 가니 벌써 야외 천장 전기난로가 작동 중이다.  오랜만에 레드 삭스 Red Socks 경기가 있다고 하던데 호텔을 중심으로 차가 꽉 막혀있다.  그래도 무사히 Lyft 잘 타고 귀가.  위치로 보나, 전망, 서비스 특히 맛과 분위기에서 지니 이모에게 다른 여러 좋은 식당을 제치고 좋은 점수를 받은 보스턴 롱 워프 메리어트 호텔 2층 워터라인 Waterline식당.  North End나 Quincy Market을 구경하고 피곤한 상태이거나 하버 크루즈로 보스턴 항만을 일주한 후 완벽한 마무리를 원한다면 꼭 한번 들르기를 추천하고 싶다.  가격이나 분위기가 시장의 맛집이나 노천의 카페에 비해 꽤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겐 무지개를 보게 해 준 Waterline, Boston Long Wharf Marriott.   벌써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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