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에서 로그아웃했습니다

도시의 '정답'이 없는 곳, 나를 치유하는 논산의 '적당한 격리'

by 귀촌 아빠



지난 1년간 서울과 논산을 오가며, 나는 예상치 못했던 시골 생활의 치명적인 매력을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군중으로부터의 자유'**였다.


물리적인 인구 밀도가 낮다 보니 출퇴근길을 옥죄던 교통체증이 없고, 매일 전쟁 같던 주차 문제에서 해방된 것은 덤이다. 하지만 내가 느낀 진짜 자유는 물리적인 공간보다 심리적인 공간에서 찾아왔다.


가족 외에는 누구도 나에게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는 삶. 도시에선 알게 모르게 '꼭 참여해야만 할 것 같은' 모임이나 커뮤니티의 압박이 존재했다. 물론 시골에도 원로분들의 텃세가 존재한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농업이나 지역 상권에 얽힌 생업을 하지 않는 나에게는 그마저도 비껴간 이야기다. 덕분에 나는 촘촘한 인간관계의 그물망에서 벗어나 비교적 높은 자유를 누리고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회가 정해놓은 거대한 흐름 속에 산다. "아무리 난 신경 안 써"라고 외쳐봐도, 다수가 흘러가는 방향을 홀로 거스르는 일에는 생각보다 엄청난 '초월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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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곳 논산은 그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혜택이다. 반드시 줄을 서서 리뷰를 남겨야 하는 맛집도, 아이를 꼭 보내야만 할 것 같은 영어유치원도, 남들 다 시키는 필수 학원도 이곳엔 없다. 유행하는 패션을 입지 않아도, 남들이 인정해 주는 차를 타지 않아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 곳.


수많은 도시의 'Must(꼭 해야 하는 것)'가 사라진 자리에 '자유'가 채워졌다.

나는 어쩌면 타인의 시선에 꽤나 예민하고 연약한 존재였는지 모른다. 남들 눈치 보느라 에너지를 쏟았던 나에게, 시골이 주는 이 한적함은 단순한 심심함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했던 '적당한 격리'이자, 스스로에게 처방한 '치유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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