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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주얼페이지 Sep 24. 2022

맛집 찾기가 어려운 이유


부여에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만큼 외식을 많이 한 일이 없어서 음식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다. 보통 여행을 가면 저녁때 힘을 줘서 먹고, 다른 끼니는 대충 먹었다. 이번엔 물놀이와 견학을 하면서 활동 양이 많아서 매 끼니마다 욕심을 냈다.


점심은 유명한 막국수집에서 막국수와 수육으로, 저녁엔 이름난 통닭집의 통닭 한 마리와 리조트 내 테이크아웃 전문점의 음식으로 배를 채웠다. 뒷날 아침은 리조트에서 브런치 메뉴들로 먹었고, 늦은 점심은 유명 한식집에서 해결했다.


네 번 중 세 번은 우리 식구 입맛에 ‘정말 맛있어!’까지는 아니고 적당히 먹을 만했는데, 마지막 한식집이 정말 실망이었다. 명성과 단체 손님에 기대어 장사를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검색을 하면 많이 나오는 집이어서 거르려고 했었다. 식당 검색을 하면 반복적으로 나오는 곳들이 몇 군데 있지 않은가.


백제문화단지에서 나오다가 말을 나누게 된 직원 분께 맛집 추천을 부탁했더니 고심 끝에 식당 두 곳을 권해주셨다. 그 이름들은 검색에 줄곧 나와서 빼놓았던 곳이었다. 동네 사람이 추천할 정도면 괜찮은 곳일 수 있겠다 싶었다. 생각을 바꿔서 그중 한 곳에 갔는데 아…… 역시나 실망스러웠다.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괴 분위기와 호프집에 어울릴 만한 메뉴판, 도착 직전까지 긴가민가 검색하면서 봤던 최신 리뷰 속 메뉴와는 다른 낯선 메뉴로 시작해버리니 음식도 이게 무슨 맛인가 싶었고……결국 대충 물 말아먹듯 밥을 먹었다. 입안이 까끌해지자 도시에서 보냈던 즐거운 시간들도 한순간에 까끌해지는 기분?




남편과 나는 집에 오는 길에 ‘그 직원은 왜 이 식당을 추천했을까?를 놓고 한참을 옥신각신했다. ‘커미션을 받았다 와 별생각 없이 응대했을 뿐이다.’를 놓고 영양가 없는 말싸움을 했다. 이게 다 영양가 없는 밥을 먹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우리가 동의한 건 분명 본인은 가지 않는 식당이고, 음식 차림새와 맛에 대한 정보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에 유명 관광지의 식당으로부터 강렬한 쓴 맛을 느끼고 왔기에, 여행을 가면 식당 선택에 더 고심하게 될 듯하다. 검색 거르고, 직원 추천 거르고, 아! 저녁에 남편이 통닭을 사 올 때 시장에서 김밥도 사 왔었는데 그게 참 맛있었다. 야채가 가득 들어있었고, 무난하게 맛있었다. 이젠 그냥 시장으로 가볼까? 시장에서 김밥과 칼국수? 혹은 찌개백반이 좋을지도. 사람 사는 게 똑같은 데 큰 기대를 한 내가 잘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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