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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주얼페이지 Feb 18. 2022

생활체육인의 바이블이 나왔다

<내일은 체력왕> 읽기

세상은 넓고 운동 종목은 다양한데, 피구나 발야구만 해보고 갈 것이냐? 김민경(연예인), 골때녀, 김 혼비(<우아하고 호쾌한 여성축구> 저자), 이영미(<마녀 체력> 저자), 강소희, 이아리 (<내일은 체력왕> 저자), 그녀들이 운동하는 것을 지켜만 볼 것인가?


나도 즐길 수 있다.

나도 달릴 수 있고, 수영할 수 있고, 공 찰 수 있고, 공 던질 수 있고, 산을 탈 수 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반년이 넘었다. 3월에 시작할 땐 100미터 뛰면 숨이 차거나 종아리나 허벅지, 무릎이 아파서 무조건 쉬어야 했는데, 조금씩 한 번에 뛰는 거리를 늘렸더니 어느새 한 바퀴가 되고 두 바퀴가 되더니 이젠 30분 동안 5킬로를 한 번에 달린다.


매일 혹은 격일로 달리기를 하면서 매일 내가 나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뿌듯함과 더불어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서 즐겁고 감사하다.


내가 달리기를 하게 된 계기는 이영미 작가님의 책 <마녀 체력>이다. 양육과 코로나 때문에 당장 실천할 수 없어서 적기를 기다리다가 올해 두 아이가 유치원에 등원하게 되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설레는 마음으로 1월부터 옷과 운동화와 장비를 사면서 준비하고 있던 건 안 비밀.) 아이 첫 등원 날부터 지금까지 햇볕이 뜨거운 여름날에도,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에도 달리고 있다.


이영미 작가님이 <책 읽아웃> 팟캐스트에 나오셨을 때, 2시간의 마라톤 중계방송을 지켜보시는데 그 비결로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 걸 들었다. 나도 그 마음 안다. 피아노를 쳐보니 지루하기만 하던 클래식 음악이 더 이상 졸린 음악이 아니게 됐다. 연주자들의 연습과정과 작곡가의 인고의 시간을 떠올리게 되면 귀 기울여 들으며 감사하게 된다.  그림을 그려 보면 화가들의 감각과 노력이 얼마나 훌륭한지 알게 된다. 몸을 쓰면 눈에 보이는 결과물 말고 몸을 쓰는 과정이 보인다.



달리기를 하면서 가끔 달리기 선수들의 고독함, 경쟁, 식이요법, 징크스 같은 요소들을 상상해보게 된다. 나의 부족함과 고통, 욕망 같은 것들이 떠올리는 생각이다. 그럴 때면 나와 그들이 한자리에서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찰나에 묘하게 달리기에 집중하게 된다. 몰입이 된다고나 할까. 이렇게 몸을 쓰는 일은 타인을 이해하게 하고 공감의 지평을 넓힌다.


이것은 <내일은 체력왕> 곳곳에서 알 수 있다. 곁에서 함께 농구 연습을 하던 사람이 정면 레이업을 해내고 성공률을 높여가는 모습을 보며 작가가 한 말에 나는 크게 공감했다. " '할 수 있다'라는 건 저런 걸까. 불가능한 무언가를 한방에 해내는 게 아니라 배운 대로 매일매일 연습해서 실패를 줄여나가는 것. 그것을 오래 하는 것. 천부적인 재능이 없는 보통 사람이 자신의 지지부진을 견디고 마침내 자기가 원하는 상에 가까워지는 것." 작가가 공감한 지점은 나를 깨우치게 만들고,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존경하게끔 하고, 나 같은 보통사람에게 힘을 북돋아준다.



<내일은 체력왕>은 생활체육인의 바이블이 될 것이다. 왜냐면 이 책은 미래의 체력왕은 다채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음을 두 작가와 주변인의 사례로서 증명하기 때문이다. 관계와 경험의 확장은 아무나 혹은 아무렇게나 쉽게 못한다. 하지만 운동이 가능하게 한다는 걸 책에서 볼 수 있다.


해보면 힘들지만 재밌고,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는 기쁨과 해냈다는 뿌듯함을 진하게 느낄 것이다. "보는 것의 힘, 보이는 것의 힘에 대해 생각한다. 볼수록 세계가 넓어진다. 보일수록 영향럭은 커진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는 상상하기 어렵다. 추상화의 거장들이 남긴 놀라운 정밀 묘사처럼 우리는 일단 봄으로써 세계를 인식하고 상상하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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