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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자 Aug 22. 2019

우리가 몰랐던 독립운동가의 이야기

tbs교통방송 심야라디오 프로그램 황진하의 달콤한 밤'의 책 소개 코너 '소설 마시는 시간'입니다.

매주 토요일에서 일요일 넘어가는 자정에 95.1MHz에서 들으실 수 있어요.


8월 11일 아흔두 번째 방송은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알려주는 책 두 권 소개습니다.


↓소설 마시는 시간 멘트↓


ann 책 속에 담긴 인생의 지혜를 음미해 보는 <소설 마시는 시간>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이제 며칠 뒤면 광복절이죠.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죠. 특히나 올해는 광복절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죠. 일본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광복절을 맞았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광복절에 되새겨볼 만한, 한국의 독립을 위해 애썼던 분들을 다룬 책을 몇 권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ann 독립운동가를 다룬 책들인가요?     

그렇기는 한데요. 오늘은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다룬 책을 몇 권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유명한 독립운동가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부도 하고 위인전도 읽고 하면서 접할 기회가 많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독립운동가도 정말 많거든요. 꼭 독립운동가가 아니어도 독립을 위해 애쓴 분들도 많고요. 그런 분들 한 명 한 명이 있었기에 독립이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분들의 수고와 노력에도 같이 감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ann 그럼 어떤 분의 이야기부터 만나볼까요?     

처음 소개해드릴 책은 ‘번개와 천둥’이라는 제목의 소설입니다. 이 책은 조선의 독립운동가이자 몽골에서 신의로 불린 대암 이태준 선생의 일대기를 소설로 엮은 건데요. 이태준 선생은 사실 이름조차 낯선 게 사실이죠. 그런데 독립운동 과정에서도 굉장히 큰 역할을 했고, 특히나 몽골에서는 신이 내린 의사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역만리 땅인 몽골에서 오히려 더 유명한 독립운동가라고 할 수 있어요.


ann 항일 운동을 한 독립운동가가 몽골에서 더 유명하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이태준 선생이 원래 의사셨어요. 세브란스 병원에서 의사로 활동하다가 일본 경찰에 쫓겨서 중국으로 망명을 합니다. 거기서 독립운동을 돕다가 1914년에 몽골로 떠나게 돼요. 몽골에 비밀군관학교를 세우는 임무를 맡고 떠난 거죠. 그곳에서 동의의국이라는 병원을 세우고 군자금을 모으는 활동을 했는데요. 때마침 몽골에서 엄청난 전염병이 돌아요. 그런데 몽골에 있는 의사 중에 이 전염병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없었던 겁니다. 이때 이태준 선생이 나서서 이 전염병을 막는데 큰 공을 세워요. 덕분에 1919년에는 몽골 국왕이 이태준 선생에게 직접 국가훈장을 수여하기까지 합니다. 지금도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가면 이태준 선생을 기리는 기념 공원이 있고요. 한국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동시에 몽골에서는 수많은 생명을 구하기도 한 거죠. 


M1 윤미래 - 꽃

https://youtu.be/L4AfcrUNtyQ


ann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만나보고 있습니다. 먼저 대암 이태준 선생의 일대기를 담은 ‘번개와 천둥’ 이야기 중입니다. 독립운동가인 동시에 몽골에서는 하늘이 내린 의사로 불린다는 이야기가 너무 흥미로운데요.     

책에 보면 이태준 선생이 독립운동에 뛰어들게 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태준 선생은 세브란스 의학교 2기 졸업생으로 세브란스 병원에서 직접 근무하셨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병원에 깜짝 놀랄 만한 환자가 찾아옵니다. 다름 아닌 도산 안창호 선생이 환자로 병원을 찾아온 거예요. 일본의 감시가 삼엄한데 아무한테나 안창호 선생의 치료를 맡길 수는 없잖아요. 그 치료를 바로 이태준 선생이 맡게 돼요. 이때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직후거든요. 일본 경찰의 감시가 삼엄하던 때였죠. 그런 시기에 안창호 선생의 치료를 맡으면서 이태준 선생도 독립운동의 길을 걷게 되는 거죠.


ann 도산 안창호 선생을 치료한 인연으로 독립운동에 뛰어들게 된 거군요.     

그때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오는데요. 안창호 선생이 이렇게 설득합니다.

“대암, 그대는 백성의 질고를 가엾게 여겨 의사가 되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의사를 넘어서 나라를 구하는 의사로도 살아야 돼요. 백성들의 육체적 질병을 고치는 의술에도 봉사해야겠지만, 백성들의 정신을 일깨우는 정신적 의술도 발휘해야 하네.”

이 말을 듣고 이태준 선생이 비로소 독립운동에 뛰어들게 되는 거죠. 그리고 안창호 선생을 치료해준 덕분에 일본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고요.


ann 중국에서도 계속 중요한 일을 하셨겠죠?     

물론입니다. 상해 임시정부에서는 군의관을 맡기도 했고요. 중국과 몽골에서 병원을 운영하면서 병원을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제공했어요. 병원에서 모은 자금을 독립운동을 위한 군자금으로 보태기도 했고요. 의열단의 김원봉 같은 경우는 광복 이후 활동 때문에 논란이 많지만 독립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기는 한데요. 이런 김원봉 같은 인물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많은 활동을 돕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었던 거죠.


ann 그런데 이런 분이 왜 그동안 존재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걸까요?     

아무래도 활동 무대 자체가 몽골이다 보니까 흔적을 찾거나 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태준 선생은 1921년에 돌아가셨거든요. 몽골을 침략한 제정 시기 러시아 군대에 붙잡혔고, 일본인 병사의 손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시기가 10년 정도였던 거니까요. 아무래도 활동 무대가 먼데다 활동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 보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ann 이런 분을 조금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최근에는 이태준 선생에 대한 조명이 다시 이뤄지고 있거든요. 올해 3월에 몽골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이태준 선생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이태준 선생에 대해 일반인이 구해서 볼 수 있는 자료는 많지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이태준 선생의 일대기를 잘 정리한 책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죠. 이렇게 역사 속에서 잊힌 인물들을 찾아내서 재조명하는 것도 문학의 중요한 역할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ann 책에서 인상 깊은 문장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최근의 상황이랑도 연결할 수 있는 말이 나오는데요.

“우리나라를 망하게 한 것은 일본도 아니요, 이완용도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들 자신입니다. 우리 각자의 인격이 비루하고 생각이 비좁아서 일본에게 당한 것입니다. 우리는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꿈에라도 진실을 잃으면 통회해야 합니다.”

일본을 탓하고 원망하는 건 차라리 쉬운 일이겠죠. 일본에 당한 이유를 찾아보고 그걸 보완해서 다시는 억울하게 당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게 우리가 진짜 노력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M2 김목인 – 해녀와 바다

https://youtu.be/JgexB4g_G3w


ann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만나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책을 만나볼까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은 ‘윤봉길 평전’입니다. 윤봉길은 아마도 한국 사람이라면 이름을 모르는 분은 없을 거예요. 훙커우 공원에서 폭탄을 투척한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죠. 


ann 윤봉길 의사는 이미 유명한 분 아닌가요?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취지에는 좀 어긋나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또 전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윤 의사는 훙커우공원 의거로 유명하죠. 1932년에 일본군이 상하이를 점령한 뒤에 훙커우공원에서 축하연을 열었는데요. 이때 윤 의사가 폭탄을 던져서 일본군사령관 대장 시라카와를 비롯한 일본군 간부 다수를 죽거나 다치게 했거든요. 그런데 이때 윤 의사가 던진 폭탄이 뭐였는지 혹시 아세요?

ann 당연히 도시락 폭탄 아닌가요?     

그렇게 알려져 있죠. 그런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정답은 도시락 폭탄이 아니라 물통 폭탄이라고 합니다. 물통 폭탄을 먼저 던졌고 그다음으로 도시락에 숨긴 폭탄을 던지려고 했는데 미처 못 던지고 체포된 거죠. 도시락 폭탄을 던지려다가 못 던지고 체포되는 바람에 도시락 폭탄이 윤 의사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된 건데요. 사실은 물통 폭탄이었던 거죠. 우리가 윤봉길 의사를 정말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따져보면 이런 식으로 잘못 알고 있거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게 정말 많거든요. 이 책을 쓴 건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신데요. 저자는 이런 식으로 우리가 윤봉길 의사에 대해서 의외로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이야기하는 거죠.


ann 정말 우리가 잘 몰랐던 내용이네요.     

윤봉길 의사는 이름이 알려진 것에 비하면 자료가 많지 않다고 하거든요. 연구도 많이 진행되지 않았고요. 이 책의 저자는 윤 의사의 의거가 백범 김구 선생의 지시 때문이 아니라 윤 의사의 주체적인 결정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이랑은 좀 다르죠. 저자는 윤 의사가 김구 선생의 지시를 따르는 행동대 역할만 한 건 아니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스스로 독립운동에 뛰어든 거라고 설명하고요. 우리가 안중근 의사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도 하고 어떤 배경이 있는지도 잘 알잖아요. 그런데 윤봉길 의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 한 게 사실이죠. 윤봉길 의사에 대해서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을 재조명하는 게 이 책의 목적인 겁니다.     


M3 위아더나잇 – 깊은 우리 젊은 날

https://youtu.be/H9bub8yFl00


ann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만나보고 있습니다. 먼저 대암 이태준 선생에 대한 책을 만났고, 두 번째로는 윤봉길 의사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던 부분을 소개해준 책 ‘윤봉길 평전’ 이야기하고 있어요. 책에서 인상 깊은 부분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윤봉길 의사라고 하면 훙커우공원에서 폭탄을 투척한 건 모든 국민이 알고 있지만, 사실 폭탄을 던지기 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아는 분이 거의 없거든요. 이 책에는 윤 의사가 훙커우공원에 가기 전까지의 일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나오는데 그전에는 따로 접한 적이 없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예컨대 윤 의사가 집을 떠나기 전에 남긴 말이 있는데요. 바로 ‘장부출가생불환’이라는 말입니다.


ann  장부출가생불환. 어떤 뜻인가요?     

대장부가 집을 떠나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인데요. 윤봉길이 남긴 ‘칭다오에서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라는 글이 실려 있어요. 이 글을 보면 윤 의사가 의거를 하기 전에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가 잘 표현되죠. 한 대목을 읽어드리면 이렇습니다.

“우리 청년시대에는 부모의 사랑보다 더한층 강의한 사랑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이다. 나의 우로와 나의 강산과 나의 부모를 버리고라도 그 강의한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하여 이 길을 택했다."


ann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에 대한 책. 같이 읽어볼 만한 다른 책도 소개해주세요.     

최근에 잊힌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는 책들이 여러 권 나오거든요. 예컨대 삼일운동 당시에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었던 용성 스님을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용성스님을 재조명하는 용성 평전이 최근에 출간됐고요. 재작년에는 일왕 부자를 암살하려고 했던 박열의 일대기를 다룬 ‘박열 불온한 조선인 혁명가’라는 책도 있습니다. 박열은 2017년에 영화로도 나오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죠. 책을 읽어보시면 영화에서는 생략된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나와서 더 생생하게 박열의 인생을 느낄 수 있습니다.


ann 박열 영화에서 후미코로 나온 최희서 배우의 연기도 인상 깊었죠.     

박열과 함께 일왕 부자 암살을 시도한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죠. 후미코의 옥중 수기도 국내에 출간이 돼 있습니다. ‘나는 나’라는 제목의 에세이인데요. 후미코가 일본에서 박열을 만나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옵니다. 왜 일본인인 후미코가 박열과 함께 일왕 암살에 나섰는지를 이 책을 읽어보시면 더 깊이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M4 아이유 - 이름에게

https://youtu.be/0w627XlZ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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