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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Jun 21. 2022

삶의 역설들

사람 사는 이야기

문제#1은 인공지능 특강에서, 문제#2는 잠자기 전 아이가 낸 수수께끼다.


문제#1

(x-1)(y-1)=1, 단, x, y는 자연수

이때, x와 y의 값을 구하시오.


문제#2

1등은 추월할 수 있다. 그러나 꼴찌는 추월할 수 없다.

꼴찌는 추월할 수 없다는 말을 논박하시오.


문제#1을 풀어보자.

일반적으로 방정식을 풀려면 하나의 함수에는 하나의 미지수가 주어져야 한다.

함수는 1개, 미지수는 2개(x, y)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하나씩 따져본다.

1) 곱해서 1이 나오려면 x는 0 또는 2, y도 0 또는 2다.

2) x, y는 자연수다.

3) 답은 x, y는 2


미지수가 2개, 방정식이 1개지만, x, y는 자연수라는 '특정 조건'이 주어지니 문제가 풀렸다.


문제#2를 풀어보자.

추월하다 追越하다 : 뒤에서 따라잡아서 앞의 것보다 먼저 나아가다.

꼴찌 : 차례의 맨 끝


1등은 추월할 수 있다. 1등을 뒤에서 따라잡아서 앞으로 나아가면 되니까!

꼴찌는 추월할 수 없다. 꼴찌는 차례의 끝, 제일 뒤이기 때문에, 당신이 꼴찌가 아니라면 이미 '추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어떻게 풀 수 있을까?

나는 추월과 꼴찌의 정의가 충돌해서 꼴찌는 추월할 수 없다고 했다.

아이는 꼴찌가 2명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공동 꼴찌가 결승전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한 발짝 앞서 나가면 꼴찌를 추월한 셈이 된다.


내친김에 유명한 '역설'을 찾아본다. 아래 '이발사의 역설'은 집합의 역설 설명 중 언급된 이야기다.


<이발사의 역설>

세비야의 한 (남자) 이발사는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앞으로 나는 자기 수염을 '스스로 깎지 않는' 모든 사람들의 수염을 전부 깎아줄 것이오. 다만 '스스로 깎는' 사람은 깎아주지 않겠소."

이때 이 이발사의 수염은 누가 깎아줘야 하는가?

다른 사람이 이 이발사의 수염을 깎아주는 경우 이 이발사는 수염을 '스스로 깎지 않는' 사람에 속하므로, 선언한 바에 따라 자신의 수염을 깎아야 한다.

그러나 스스로 수염을 깎는다면 이 이발사는 수염을 '스스로 깎는' 사람에 속하므로, 선언한 바에 따라 자신의 수염을 깎을 수 없다.

이 이발사는 어찌하면 되는가?


나무위키 설명 끝에 언급된 아이들 대답이 걸작이다.

"이발사가 여자였어요.", "이발사가 탈모예요"

<출처 : 나무위키 - 러셀의 역설>


<문제#1 응용하기 - 하나의 함수에 미지수가 두 개라면?>

선택의 갈림길에서 우리가 멈칫하는 이유는 선택의 결과를 미리 알 수 없기 때문다.

대학원에 갈까요? 아니면 취업을 할까요?

이직을 할까요? 아니면 그냥 다니던 회사 다닐까요?

미래를 들여다보는 수정 구술은 없다. 둘 중 그나마 나아 보이는 선택을 하려고 이리저리 재볼 뿐.


그나마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이게 특정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을 고려한 최선의 답을 찾는다.

나의 경우에는 그러했다. 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결혼하고 바로 임신을 하는 바람에 취업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취업을 조금 미루는 게 답이 된다.


<문제#2 응용하기 - 그 자신을 포함하는 개념이 그 자신과 충돌될 때>

그녀를 너무 사랑하는데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한다.

결혼을 해야 할까요? 하지 말아야 할까요?

이때 생겨나는 의문점... 결혼은 사랑하는 두 남녀 간의 결합인 것인가? 집안끼리의 결합인 것인가?

막연하게 결혼을 가족 간의 결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배우자(가족)는 나의 부모님(가족)과 꼭 사이가 좋아야 할까?


(결혼은 사랑하는 두 남녀 간의 결합이므로) 효도는 각자 하는 걸로 정리해야 하나?

(결혼은 집안끼리의 결합이므로) 결혼은 결혼대로, 사랑은 사랑대로 해야 하나?

결혼은 가족간의 결합이라는 가정을 따르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려면,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린아이의 상상력?


- 이발사의 역설 논리를 따라가 보면, 이발사는 탈모라는 식의 자기 자신(개념)을 부정하는 답이 나온다. 그렇다면, 결론은 결혼이 아닌 동거일까?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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