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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Jul 08. 2022

글 쓸 시간이 없다.

사람 사는 이야기

그저께와 어제 글을 쓰지 못했다.

그제는 쓰기가 싫었고 어제는 오랜만에 책을 읽고 싶었다. 아침 시간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쪼개서 운동을 한다. 시간이 부족하니 이제는 글만 쓴다.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강의를 들을 때도 있지만 대게는 브런치 작가님 글을 읽는다. 읽고 싶어 주문한 책들은 많은데, 여전히 거실 구석에 쌓여있다. 노무사 공부를 할 때도 책이 그리 읽고 싶었다. 수험서 외에 다른 책을 읽는 게 죄스럽게 느껴져서 2년 동안 딱 한 권을 읽었다. 1차 끝나고 잠깐 쉴 때다.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라는 책이었다.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한 약속을 못 지켜. 죄책감이 느껴진다.


밀린 글을 2개를 쓰려고 했는데...

그래, 아이들 치킨이랑 피자를 시켜줬으니, 오늘은 밥에서 해방이닷!

밀린 글을 써보는 거야. 아! 빨래가 있지. 그제 저녁에 빨래를 돌렸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건조기에서 빼냈다. 갤 시간이 없어 대강 바구니에 쑤셔 넣고 나왔다. 건조기에 그냥 둘 수가 없다. 건조를 시켰다고 하더라도 밀폐된 공간에 두면 쉰내가 난다. 옷이야 구겨지겠지만, 아침에 빨래를 개긴 싫다. 금쪽같은 이 시간을 사수해야 한다. 이따 저녁에 해야지... 했는데, 저녁이 되니 빨래도 개기 싫었다.


할 일 둘 중 뭐가 더 싫지? 그래, 빨래 개는 게 더 하기 싫지. 빨래를 개자.

다 하기 싫을 때 판단기준은 <더 하기 싫은 것을 한다>이다.


빨래를 개고 났더니, 전화영어 할 시간이다. 오늘따라 왜 이리 기운이 없지? 이건 날씨 탓이야! 꿀꿀한 기분에 '날씨 탓'이라는 이유를 붙이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마음을 건지려 했지만, 한번 다운된 기분은 다시 나아지질 않는다. 어제 따라 일은 왜 이리 많은지. 화장실 한번? 겨우 다녀왔다. 그래. 지칠 법 했어. 꼭 날씨 탓은 아니야.

전화영어를 마치고 나니 10시다. 나 전에 영어 스터디는 어떻게 한 거지? 스스로 의아하다. 꾸역꾸역 글을 쓰다, 둘째에게 한 소리 들었다. "엄마, 자야지? 나 키커야 해." 알았다. 이 놈아. 그래 내일 세 개 쓰자.


어찌하리오~

"자유 시간이 날 때마다 자리에 앉아서 작업을 약간씩 했죠. 조각은 농사와 같아요. 계속 꾸준히 하면 상당히 많이 할 수 있죠.”
루스 아사와 Ruth Asawa(1926~2013)

<출처 : 예술하는 습관, 지은이 메이슨 커리, 이미정 역>


지은이는 여성 예술인에게 주목했다.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가정'에 대한 의무와, '일'에 대한 열정 사이에서 더 많이 고민했어야 했던 과거 여성 예술가들은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뤄낼 수가 있었을까?


일부는 결혼하지 않음을 선택했고, 일부는 아이들을 돌보며, 일을 하며 틈틈이 작품을 만들어나갔다.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마다 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인데, 얼마나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으면, 그렇게까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걸까?


여성작가들 중에서는 남편이 죽은 뒤, 아이들이 다 독립한 뒤 작품을 시작한 사람들도 많았다. - 헛... 조금 무시무시하게 들린다. 소설가 박완서도 아이들 학교 간 다음 밤이 돼서야 글을 썼다고 하지 않았던가.

https://namu.wiki/w/%EB%B0%95%EC%99%84%EC%84%9C

<출처 : Pixabay>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발견한 책인데, '딥워크'와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절대적으로 혼자 있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 것.

의사결정을 최소화할 것.

루틴을 만들 것.


한줄 요약 : 힘든 날도 있겠지. 그래도 꾸준히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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