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를 안 하는 나에게도 인스타 계정은 하나 있다. 전에는 페북 계정도 있었다. 외국에 사는 친구들 소식 듣는 용이다. 페북 계정이 해킹되면서 다이어트 광고로 도배가 되길래 탈퇴했다. 현재 활동을 하고 있는 소셜미디어는 브런치와 블로그뿐.
필명이 '레오'여서 그랬는지, 말투 때문인지 브런치에서도 남자로 오인받는 일이 몇 번 있었다. 내말투가 딱딱하긴 한가보다.
동기한테 톡이 왔다.
"네가 레오냐?"
"난데"
"대박"
"엥?"
"잠시 무서웠었다. 남자인 줄."
"스토커인 줄 알고?"
"어"
인스타도 이름이 '레오'다. 브런치 작가님 팔로우한다고 만들었다. 팔로우하는 사람도 팔로잉하는 사람도 손에 꼽는다. 게시물은 레오 사진 한 장이었다.얼마 전에책 홍보 사진 하나 추가했다.
동기 왈, 게시물 하나 없는 사람이 걸핏하면 자기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기는 데 무서웠다고 한다. 자기를 지켜보는 느낌이 들었다고.^^;;
"그간 댓글 하나 안 달아서 미안."
"헛, 그냥 네가 인스타에 있길래 '좋아요' 누른 건데..."
졸지에 스토커 취급을 받았다. 내가 그리 건조해 보이더냐?
뉴욕 사는 동기가 한국에 왔다.
나 못지않게 직설적인 그녀에게,
"그냥 말 이쁘게 하고 편히 살아."라고 했다가, "너나 그리 살아."라는 아름다운 대화를 주고받았다.
생긴 게 팔자라고, 내 속대로 말하면 몸이 피곤하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달리 말하면? 뱉고 싶은 대로 말하면 빚이 천냥이다. - 내지는 천냥만큼 애써야 한다.그래도 암은 안 걸리지 않을까?(라고 혼자 위안한다.)
몸 힘든 거랑 마음 힘든 거 중에서 선택하라 한다면, 언제나 나의 선택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몸 힘든 거다.
전 직장 상사와 맞짱을 뜬 그녀,
스스로를 가리켜 일은 정말 잘하지만, 같이 일하기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평한다. 그녀와 같이 일도 해보고 1년 살아도 본 나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닌 걸 안다.그녀는 책임감이 강한 좋은 동료이자 하우스메이트였다. 미스 캐빈 크루랑싸우다 나를 버리고 집을 나가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