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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Jun 30. 2022

그냥 한번 해보는 거야.

사람 사는 이야기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영어 스터디

매주 영어 스터디를 해왔다.

스터디 진행방식은 다음과 같다.

미리 Wall Street Jounal 기사를 2 꼭지 선정한다.

기사를 읽고 궁금한 점이나, 토론할 거리들을 수요일까지 Study Material에 올려둔다.

스터디 당일 진행자가 스터디원을 돌아가면서 질문을 한다.

*진행자 역할이 크다. 스터디원이 골고루 발언을 하되, 매끄럽게 스터디가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기사 선정) 기사는 스터디원이 각자 다루고 싶은 주제를 선정해서 공유 문서에 올려둔다. 올해는 다들 바빴는지 스터디 짱이 거의 혼자 올렸다.

(Study Material) 이건 내가 올린다. Study Material은 Topic 별로 Words&Expression, Summary, Sentence, Questions 요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다. 내 분량의 숙제를 해서 올려두면, 그 아래 내용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바빠서 스터디에 참여하지 못할 때에도, 그 주 선정된 기사를 읽고 자료를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스터디 진행) 스터디는 저녁 8시에 시작해서 거의 10시에 끝난다. 5명이 넘으면 다른 방을 구성해서 스터디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Topic당 7~10개 정도의 질문이 있고, 질문들이 만만치가 않다. 한국말로 하라 그래도 내 의견이 있을지 모르겠다. (내 경우에는) 영어로 시사 이슈에 대해 말을 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6월 잠정 스터디 중단

5월 말, 스터디에 참여하겠다고 한 스터디원들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 우르르 막판에 스터디를 취소하는 일이 생겼다. 이 일로 6월 한 달 간은 잠정 스터디를 쉬자는 의견이 나왔다. 7월에 다시 리뉴얼해서 스터디를 하자고 했는데...,


스터디원 중 제일 열심히 참여했던 모범생 그녀가, 이제 함께 할 수 없음을 밝혔다. 유학을 준비 중이었는데, 이미 출국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프랑스에서도 스터디를 계속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한 명이 그만둔다는 말을 듣자마자 들었던 내 마음속 속삭임...


영어 스터디를 그만두다.

'너도 이제 그만한다고 해.'

아~정말 쉬고 싶었다. 이 스터디 말고 전화영어도 화목, 20분짜리를 하는데, 뭔 욕심이 그리 많은지, 이걸 free talking이 아니고 article을 읽고 주제 대화를 하는 걸로 했다. 전화 영어 전에 예습도 해야 한다. free talking은 내 삶이 뻔한데, 뻔한 이야기만 할 것 같았다. '매번 같은 이야기 하는데 공부에 도움이 되겠어?' 화요일은 그나마 할만했는데, 목요일은 화상으로 영어 스터디하다, 9시 40분에 나와 전화영어를 해야 했다.


고민 고민하다, 스터디 짱에게 톡을 보냈다.

'저 좀 쉬고 싶어요.'

스터디 짱은 사실, 한 달 쉬고 난 뒤에, 스터디가 잘 운영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멤버들 열정이 예전 같지 않음이 느껴졌나 보다. 책임감으로 지탱해온 것 같다고. 이제 자기 자신에게 좀 더 집중하고 싶었다고 했다.

미안한 마음 한 가득이었는데, 스터디 짱이 그리 말해주니 고마웠다.


조심조심 단톡방에, 스터디를 더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영어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했던 프리랜서 통역가 분은 스터디 짱과 1:1로 따로 교습을 하기로 하고, 우리는 그렇게 해산했다.


아름다운 마무리

단톡방에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 스터디원들, 내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었구나.


아! 나도 스터디 짱한테 그간 고마웠다, 고생했다 말할 걸.

지금 말하면 타이밍 이상하니 나중에 밥 한 끼 먹으면서 말하자.


근 1년이었던가? 오프라인 모임 한번 없이도 1년을 끈끈하게 잘 이어왔네. 스터디 짱은 무려 3년을 이 모임을 이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내가 조인했을 때는, 멤버 2명이 자리를 비워 새로 충원을 하던 시기였다. 그때 과감하게 '저 할게요.'라고 앞뒤 재지 않고 도전하길 잘했다.

<출처 : Pixabay>


앞뒤 재지 말고, 그렇게 한번 해보는 거야.

라라크루 신청도 할까 말까 고민했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조금 벅차서,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고 싶다.'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래, 이번에도 앞뒤 재지 말고, 그냥 한번 해보자.^^

수호 작가님에게 메일을 보낼 때도 '에라 모르겠다. 떨어지면 말지 뭐.' 이런 마음이었다. 다행히도 원래는 5명 소수 모임으로 하려고 했는데, 신청한 16명 다 데리고 1기 모임이 시작되었다.

 

글 숙제를 못해서 모임에서 떨궈질 수도 있겠다만, 아직까지는 전력질주 중이다. 모임을 해서 좋은 점이 뭐냐고? 글 쓰는 동지가 생겼다. 소재가 없을 때 막막함을 털어놓을 수 있다. 글에 대해 유용한 조언을 받을 수도 있다. 활기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보면 힘이 난다. 아직은 줌 미팅 2번 밖에 안 했지만, 언젠가는 오프라인으로도 한번 뵙고 싶다. 좋은 자리, 좋은 사람들.


글 모임이 2단계로 레벨업이 되었다. 이제는 한 줄 요약도 해야 한다. 파이널 단계에 레벨업이 되었을 때, 라라크루도 나도 다 같이 한 뼘 성장해있으리라. 벌써부터 기대된다.


수호스트 단톡방 인사말로 오늘 글을 보낸다.


굿모닝!

비가 콸콸 내리는 날입니다. 출근길 내내 와이퍼를 3단으로 해놓고 조심조심 운전했네요ㅜㅜ


모두 비 조심하시고 좋은 날 보내시길 바랄게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우리가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도 건필하세요!


한줄 요약 : 새로운 도전은 일단 고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할 기회는 놓치는 게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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