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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Aug 08. 2022

두바이 사막투워

사람 사는 이야기

사막투워

아이들이 의외로 좋아했던 프로그램이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투워는 바뀐 게 없다. 대한항공 다니던 시절, 언니들은 두바이 사막투워 한번 해보라고 추천했었다. 가면 사막 가서 모래 위 레이싱 하다가 벨리댄스 보고 밥 먹는데 볼만하단다.


이집트 사막

싱가포르 항공사 시절 하우스메이트(뉴욕 사는 동기)와 이집트를 갔었다. 우리는 한인 민박집에 숙소를 정했는데 주인장이 한번 가보라고 해서 신혼부부 커플과 사막투워에 올랐다.

지형학 교과서에서나 볼듯한 사구, 버섯바위들을 보니 반가웠다. 사막에 텐트를 치고 잤는데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별을 육안으로 본 건 처음이었다. 시골 하늘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검은 비단 천을 촘촘하게 보석으로 박은 것 같았다. 먹을 게 없나 텐트를 기웃거리던 사막여우, 네가 어린왕자 그 여우구나? 자그마하니 귀엽다.


두바이 사막


우리가 간 두바이 사막에 버섯바위는 없었다. 고운 붉은 모래 위를 지프차가 달렸다. 사구을 오르락 내리락 재주를 불면서 질주하는데, 멀미가 날 법도 한데 아이들은 신나 소리를 질렀다.


남편은 사방이 모래 천지인데 어떻게 길을 찾냐고 신기해했다.

운전을 할 줄 모르니 가면 가는가 보다 하지 어떻게 가는지에 대한 고민은 안 해봤는데, 이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느끼는 것 같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전문 사진가 못지않은 연출력으로 사진을 찍어주셨다. 떨어지는 태양을 뒤로하고 펄쩍 뛰기 샷, 너와 내 손안에 뜨거운 태양 담기 샷 등등, 재치가 넘치시네.

아이들은 모래 스키를 타느라 여념이 없다. 큰 아이 재능을 하나 발견했다. 이 놈 균형 잡기를 잘하네. 착지까지 흐트러짐 없이 한 번에 내려온다.

왜 하필 원피스를 입은 건지, 치마 가운데 잡고 타겠다고 하자 다들 말렸다. 아쉽네. (옷을 아끼려 출국 당시 입었던 옷을 고대로 입어 그리 되었다.)

해가 저물어서 그런지 사막은 의외로 덥지 않았다. 덕분에 아이들도 투덜거리지 않고 신나게 놀았다.


저녁 식사를 하는 곳은 원형 무대를 가운데 두고 빙 둘러 테이블이 있었다. 후무스 잔뜩, 할당받은 꼬치구이를 들고 자리에 앉았다.

벨리댄스 사진 좀 찍어둘걸. 열정적인 춤사위를 담아두고 싶었다만 가이드가 두바이에서는 다른 사람 사진 함부로 찍으면 안된다고 해서 안 찍었다. 둘러보니 서양인들은 다 찍길래 마지막 불쇼는 담아왔다. 내가 본 불쇼 중 역대 최고다. 몸을 사용한 기예는 보기가 불편하다만 불쇼는 나름 노하우가 있겠다 싶어 열심히 박수치면서 봤다.


다시 공항으로

새벽에 두바이 공항에서 내려 퀸 엘리자베스 2세 호에서 짧게 숙면을 취하고 종일 밖에서 보냈다. 바르셀로나까지 꿀잠을 잘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가장 알차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1. 잔다.

2. 영화를 본다.

두 가지다.


혹시나 재미있는 영화가 있을까 둘러봤다만 카밀라 키베요 주연의 신데렐라 외에는 눈에 띄는 게 없었다. 요건 인천에서 두바이 오면서 봤는데 그럭저럭 볼만했다.

남자 배우가 전형적인 왕자님 상이다. 요새는 여성이 커리어를 선택하고 남성이 내조하는 스토리가 인기인지 겨울왕국 이후로 이런 스토리 작품들이 눈에 띈다.

스포가 될 것 같아 여기까지 하는 걸로.^^


한줄 요약 : 두바이 사막투워, 추천합니다. 모래 스키 타시려면 바지를 꼭 입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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