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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Aug 08. 2022

지켜보는 눈

사람 사는 이야기

"어느 날 양을 치는 아이들이 몬세라트로 떨어지는 성스런 빛을 본다. 천사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고 빛이 내려간 동굴에는 검은 마리아 상이 발견된다."

검은 마리아 상이 발견된 바위산에는 베네딕투스 수도회 수도원이 건립된다. 이곳은 나폴레옹이 침공했을 때도, 카탈루냐가 박해를 받던 시절에도 끝까지 살아남은 성지로도 유명하다.(인용 : 프렌즈 스페인, 포르투갈)


몬세라트는 과거 바다였던 지형이 융기를 해서 만들어진 산이다. 몬세라트는 '톱니 산'이라는 뜻으로 산세가 톱으로 자른 듯 가파르다. 수도원은 해발 725m에 위치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양이 아니라 염소 같다. 저 정도 경사에 양이 풀 뜯고 돌아다닐 것 같진 않다.


검은 마리아 상은 보지 못했다. 검은 마리아 상은 2층에 있는데, 예배당 5개, 천사의 문, 성자들의 계단을 지나 또 3개의 방을 지나야 만날 수가 있다고 한다. 이게 바로 단체 관광의 한계. 바르셀로나 한국인 가이드 분이 다음번에 개인 여행으로 올 때 보라고 하신다.

이 분은 좋게 말해 입담이 좋고 나쁘게 말해 뻥이 세다. 가우디는 일부러 가이드 설명을 들으러 요 파트만 패키지를 한다던데 설명을 안 들으려고 이어폰을 뺐다.


인상적이었던 조각상 하나

산 조르디라는 성인으로 용을 무찔러 공주를 구했다고 한다.

음각으로 얼굴을 조각해서, 좌, 우, 가운데 어느 쪽에서 보던지 나와 눈을 마주한다. 이렇게 조각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양각은 실제감이 있다. 아쉽지만 양각은 아무리 조각을 잘해도 아름다운 조각상이라는 느낌만 줄 것 같은데, 음각으로 하니, 의미가 살아난다. "내 너를 지켜보고 있다."


눈을 둥그렇게 파고 동공을 가운데 깊이까지 새긴다. 조각상을 바라보며 움직이면 조각상 시선이 나를 쫓아오는 느낌이 든다. 뽀인뜨는 동공을 조금 넓게 움푹 파 들어간 깊이 중간까지는 그려줘야 한다는 거다. 그래야 어느 방향에서 봐도 눈동자가 마주친다.

어떤 분은 좌, 우, 정면 샷을 남기셨던데 아쉽게도 한쪽으로 밖에 사진을 찍지 못했다.


한줄 요약 : 상상력을 가미하면 조각은 아름다움을 너머 의미를 가진다. 양각 본능을 무시하고 음각으로 새긴 조각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조각상은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수난의 문'을 만든 스페인의 세계적인 조각가였던 주제프 마리아 수비라치의 작품이다.

https://m.mk.co.kr/premium/life/view/2020/08/28905/

우리나라 올림픽공원 하늘 기둥도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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