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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Sep 03. 2022

오늘 금요일이었어?

사람 사는 이야기

오늘이 금요일이었어?


(나) "내일 하루만 더 나오면 되네?"

(동료) "오늘 금요일인데?"

(나) "진짜야?"

여태 오늘이 목요일인 줄 알았다가, '금요일'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광대가 하늘로 승천했다.

단어 하나가 사람을 이리 기분 좋게 만들다니.


Thanks God It's Friday! 오죽 좋으면 이런 말이 나왔을까!

회사에 출근해서 9시부터 6시까지 의자에 궁둥이를 붙이고 있지 않아도 된다!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뒹굴거려도 아무도 나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할 사람도 없다!

- 배고프다는 아이들은 있군.


Friday는 Fried chicken day


어른들 회사 가기 싫은 것처럼 아이들도 학교 가기가 싫은 가보다. 둘째는 금요일에 집착한다.

우리 집에 치킨 데이를 제정한 것도 이분이시다.

"엄마, 금요일은 프라이데이잖아."

"프라이데이는 프라이드치킨을 먹어야지."

요 말에 우리 가족은 한동안 금요일이면 노*치킨에 모여 오순도순 치킨을 뜯었다.

남편이 모처럼 일찍 오는 날은 노*치킨으로 퇴근을 해서 생맥을 마시기도 했다.

<출처 : Pixabay>

둘째는 금요일 저녁이면 애니나 미드를 같이 보자고 조른다.

같이 보는 것까지는 좋은데, 나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못 버리고 초저녁이면 뻗는다. 아이는 내가 잠들 것 같으면 말을 걸어 깨운다.

"엄마, 설마 자는 거야?"

- 진짜 자고 있으면, 몸을 흔들어 깨운다.

"엄마, 이거 지금 스토리 어떻게 되고 있어. 말해 봐."

- 집요하게 봤는지 안 봤는지 체크도 한다.


10시 반에는 자기로 보기 전에 약속을 해놓고는 아이는 말뿐이다.

"중간에 이걸 어떻게 끊어."

이러고 정주행, 또 속는 내가 바보지.


그다음 날 일찍 일어날 걱정 안 하고 미드나 애니를 봐도 좋고,

(평상시도 신경 쓰진 않지만) 기름에 튀긴 치킨을 먹어도 좋은 날.


금요일, 그대 이름은 자유


금요일 너는 자유다.

평일에 엄격한 루틴을 한편에 밀어 두고,

내 마음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주말을 앞둔, 

달콤한 주말보다 더 달콤한 평일 저녁.


노동은 일과 다르다.

임금은 근로(노동)에 대한 대가이며, 근로란 사용자가 지시한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소정근로시간이란, 사용자와 근로자가 일하기로 정한 시간으로, '노동'은 이 시간 내에 이루어진다.

이게 안돼서 야근을 하는 것이지.


시간과 돈을 맞바꾸는 것, 그것이 노동이다.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타인이 주인이었던 시간을 밀어내고 내가 주인인 시간으로 돌아간다.

<출처 : pixabay>
한 줄 요약 : 금요일은 타인의 시간이 아니라 나만의 시간을 시작하는 날이다. 금요일 너는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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