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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Nov 22. 2022

생각하면(Think) 감사해진다(Thank).

사람 사는 이야기

감사한 일 3개 쓰기 미션


오늘 아침 단톡방에 감사한 일 3개를 적어보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생각나는 대로 3개를 적었다.

1. 오늘 푹 자고 나왔어요. 감사합니다.
2. 아이들과 남편, 양가 부모님 모두 건강합니다. 감사합니다.
3. 좋은 친구들, 주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요. 감사합니다.

역시나 소소하기 이를 데 없다. 일상이 똑같으니 어쩔 수 없다. 포인트는 똑같은 일상에서 '감사'한 일을 찾아내는 이다. 푹 자서 컨디션이 좋다. 건강하다. 좋은 사람들이 많다. 이게 감사할 일이야?라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감사할 일이다. 잠 못 자서 하루 종일 찌뿌둥하면 어쩔 뻔했나? 가족이 아프면, 얼마나 마음이 힘들까? 주변에 이상한 사람들이 있으면 조심하느라 마음이 얼마나 긴장상태일까?


감사일기는 팀 패리스의 '타이타닉의 도구들'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행하는 강력한 Tool로 소개된 바 있다. 오프라 윈프리 역시 'What I know for sure'에서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Say, thank you'라고 말하라고 강조한다.(아래 참조)


감사는 왜 그토록 강력한 힘이 있는 걸까?

<출처 : Pixabay>
감사를 인식하기


사전에서 '감사'를 찾아보면, 고맙게 여기는 마음이라고 나온다. '고마움'이란, 남이 베풀어진 호의나 도움 따위에 대하여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게 여기는 마음이다.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다가, 고마우려면 고맙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겠네?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남이 베풀어준 호의나 도움을 당연하게 내가 누려야 할 것으로 인식한다면 고마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고마운 마음은 남이 베풀어준 호의나 도움을 '인식(생각)'하는 데서 출발한다.


아니나 다를까? Thank, Think 두 단어가 비슷하다.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이 둘은 어원이 같다고 한다. 영어단어 Thank의 어원은 고마움을 전한다는 뜻을 지닌 고대 영어 ‘pancian’에서 유래했다. ‘pancian’의 ‘panc’는 '생각하다'라는 뜻을 지녔고, Think의 어원이다. <참고 : 한국일보 기사>


생각하면(Think) 감사해진다(Thank).


어려서는 수고의 깊이를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수고해서 얻은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상의 중심이 온통 나이다 보니, 내가 못 가진 것만 눈에 보였다.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진 만큼 더 가지고 싶었다. 욕심만큼 불안감도 컸다. '만일 ~ 했더라면, 더 잘 나갈 수 있었는데...' 더 잘나고 싶은데 남들과 비교하니 부족한 모습만 보인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나이가 되고 보니, 지금 나를 긍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나를 받아들이니, 내가 가진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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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는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게 한다.


인정은,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게 한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에는 누군가의 수고와 희생이 있다. 이걸 인정하는 것이 감사다. 이제는 인도변에 조성된 가로수를 봐도 고맙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이 나무를 돌봤을 사람들이 들인 수고가 짐작이 되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나무 몸통에 볏짚이나 털실 뜨개옷으로 허리를 둘러주는 정성이 고맙고, 나뭇가지를 가지치기하는 수고에 감사하다.


아직 우리 아이들은 어려서 그런지 이런 말을 하면, "돈 받는 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반문할 때가 있다. 맞는 말이다. 돈 받고 하는 일이라도 수고롭지 않은 건 아니다. 속으로는 '너희들이 사회 나가서 돈 버는 일 해봐. 단지 돈 버는 일이라고 할 수 없는 거야.'라고 말한다. 자기가 겪지 않으면 모르는 거니까. 말해봤자 잔소리로 여길게 분명하다.


돈 받고 하는 일이라는 말에는 돈이라는 대가가 있는데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 아니냐는 의미가 있다. 거래 관계라는 뜻이다. 거래 관계는 맞지만, '노동 = 돈'이라는 등가 공식만으로는 설명이 안된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세상을 만나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일이 단지 일로 그치지 않아서다. 돈만 많이 주면 하루 종일 삽질하라고 해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돈 받고 하는 일이라고 마음이 담기지 않은게 아니다. 타인의 수고에는 타인의 마음이 있다.


'인정'하는 마음은 내가 누리는 것이 얼마나 값진 지 알려준다. 남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게 한다. 나를 긍정하게 한다. 감사가 그토록 힘이 있는 이유다.


제대로 감사하려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눈에 불을 켜고 '감사한 일'을 찾아 나선다.

왜 이게 감사한 일인지 골똘히 생각해보자.

감사함을 충분히 음미하고 감사함을 말이나 글로 표현해 본다. 감사함을 느끼게 해 준 사람에게 작은 선물을 주어도 좋다.


오늘 아침 내가 감사한 일 중, "오늘 푹 자고 나왔어요. 감사합니다."를 예로 들어보자.

왜 감사하지?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오늘 할 일을 기분 좋게 마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몽사몽 실수를 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럴 가능성이 줄었다. 상쾌한 기분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할 수 있다. 긍정 에너지를 전파할 수 있다. 이제 감사한 마음을 음미하고 표현한다. 나에게 감사한 일이라면 선물은 나에게 줘도 좋겠다.


아프리카 난민이랑 비교하지 말자.


가끔 그래도 내 처지가 저 사람보다는 낫지 않냐는 말로 위안을 삼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라도 지치고 힘든 마음을 붙잡고 싶을 테지만, 상대방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이런 종류의 '감사'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감사'가 긍정적인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원리는, 내가 가진 것과, 가능성에 초점을 두기 때문인 거지. 남과 '비교'해서 나아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너보다는 내가 나아.'라는 말도, 결국 또 다른 비교에 지나지 않는다.


감사는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누리는 것에 스며들어있는 타인의 수고를 인정하는 마음이다. 나 자신을 긍정하고, 일상에서 감사함을 인식(생각)하는데서 시작해보자.


한 줄 요약: 생각하면 감사해진다. 내가 누리는 일상에 감사할 일들을 떠올려보자. 어떤 방식이든 비교는 하지 말자.


Say "thank-you!" Many years ago, those words from Maya Angelou turned life around. I was on the phone with her, sitting in my bathroom with the door closed and the toilet lid down, weeping so uncontrollably that I was incoherent.


"Stop it!" Maya chided. "Stop it right now and say thank-you!"


"But you-you don't understand, " I sobbed. To this day, I can't remember what it was that had me so far gone, which only proves the point Maya was trying to make.


"I do understand, " she told me. "I want to hear you say it now. Out loud. Thank you.""


Tentatively, I repeated_it: “Thank you." And then


snuffled some more. "But what am I saying thank-you for?" 

"You're saying thank-you,” Maya said,

 “because your faith is so strong that you don't doubt that whatever the problem, you'll get through it. You're saying thank-you because you know that even in the eye of the storm, God has put a rainbow in the clouds. You're saying thank-you


<출처 : What I Know For Sure, p.78, Oprah Gail Winf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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