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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Nov 27. 2022

엄마, 아빠 마음을 알 것 같아요.

우리 아이 사랑만 있으면 된다.

엄마, 아빠 마음을 알 것 같아요.


우리 부서에 입사한 생신입이 한 말이다. 무려 졸업 전 취업이 된 케이스다. 대학교 4학년 초에, 임용 준비를 했다고 한다. 내년까지만 해볼까? 고민하던 중 우리 회사에 시험을 봤다. 난생처음으로 면접을 본 곳에 덜컥 붙버렸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합격을 한 셈. 아직 공부를 하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중고 신입이 인기인데, 중고 신입들을 제치고 뽑힌 걸 보면, 될 성싶은 나무인가 보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주변에는 자기 또래 사람들밖에 없었을 텐데, 회사에 입사해보니 평균 연령이 만 47세다. - 이전에 재미 삼아 평균 연령을 찾아봤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아마도 비슷하리라.


"전에는 부모님 마음을 이렇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요. 여기 들어오니까, 다들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를 하셔서요. 저희 부모님도 이런 마음이겠거니 싶어요."

아이들 공부시키는 게 이렇게 어렵구나. 나는 그때 공부하느라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부모님도 힘들었겠구나. 이런 마음이 절로 든다고 한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난 수학은 싫다.


자녀 공부 이야기를 하던 중에, 아직 아이가 어린 부원이 수능 수학 인강을 다시 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이분은 대학 때 수학 과외로 직장인만큼 수입을 올렸던 경험이 있었는데, 취업하고도 가끔 과외를 해서 해외여행 경비를 충당했다고 한다.

"선배, 수학이 우리 때보다 쉽대요. 수학 문제 풀만하다는데요? OO부서 차장님은 아이들 가르친다고 수능 수학 인강을 다시 듣고 있더라고요. 재작년인가? 확률과 통계 듣고 있다고 하시던데요? 문제지 채점을 해줘야 하는데, 본인이 이해해야 한다고요."

"그게, 나이가 드니까 그냥 이해가 잘되는 거 아닐까요? 난 잠깐 공부할 때, 이해는 잘되던데, 암기가 죽어도 안되더라고요."

"하긴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주워들은 게 많겠죠. 그런데 수학은 논리니까 좀 다르지 않을까요?"

"그렇겠네요. 그런데 수학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 아무리 내 새끼 공부지만 나는 수학은 못하겠다. 차라리 돈을 버는 게 낫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게 EBS 통합사회, 역사 인강 같이 듣기다. 토요일, 일요일 수학 과외 시작하기 전에 아이랑 같이 듣는데, 토요일 출근을 풀로 했다. 원래는 2일에 걸쳐 3개씩 들어야 하는데, 차마 6개를 몰아서 들을 수는 없어서 아이한테 일부 숙제를 냈다. 농담 삼아 엄마는 날 그냥 키운 거야라고 말하지만 그때랑 지금이랑 시대가 다르니 비교가 안된다.

<출처 : Pixabay>
다들 슈퍼맘, 슈퍼대디다.


다들 일하면서 어떻게 아이들 공부까지 신경을 쓰는 건지 신기하다. 부서 팀장님은 석사가 2개다. 그중 하나는 얼마 전에 마쳤다. 지금은 또 자격증 공부한다고 큰 아이를 데리고 스터디 카페를 다닌다. 자사고 설명회도 좇아 다닌다. 체력이 되나? 정신력인가? 이분은 재테크도 열심히 한다. 일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에 누가 외모에 좀 신경을 쓰고 다니라는 조언을 해줘서, 남편에게 그 이야길 했다.

난 그냥 일주일 내내 같은 바지 입고, 윗도리만 바꿔 입는 걸로도 벅찬데, 네일은 언제 하고, 옷은 또 언제 저렇게 깔 맞춰서 입는 걸까?

남편이 한마디 했다. 그 사람은 너처럼 아침에 책을 읽거나 글을 쓰진 않겠지.

그렇네. 모두 다 할 순 없지.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놓는 거지.


그 와중에 놓을 수 없는 건 자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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