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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Nov 24. 2023

겨울 낭만

만두가게와 붕어빵


김이 모락모락 자욱한 만집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저렇게 찜통을 올려놓고

한 판씩 파는 습을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들어가서 먹어도 맛있고

가져와서 먹어도 맛다.


뽀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길거리 만두가게는

해외에 살 때

부쩍 보고 싶고 그립던 풍경 중 하나.







이제 한국에 온 지 5년이 되었는데도

한 김을 내뿜는 만두집을 지날 때면

아직도 멈춰 서게 된다.


갓 짜낸 만두와 모락모락 김이 나는 풍경은

볼 때마다 참 포근하고 예뻐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진다.






작년에 찍은 사진, 아마 올해는 가격이 더 올랐을지도.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겨울의 낭만라면

붕어빵도 빼놓을 수 없다.

어릴 적에는 참 흔하게 보던 붕어빵도

요즘은 찾아야 하는 풍경이 되었다.


갓 나온 붕어빵을 베어 물면

팥소와 어우러지는 달달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

딸아이는 뜨거워 호호 불면서도

어느새 한 개를 다 먹어버린다.





따끈한 붕어빵이 담긴 이봉투를 손으로 꼭 쥐고

하나를 꺼내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걸 보면

그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날은 춥지만 이런 겨울 풍경은

우릴 행복하게 만든다.

추워야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니까.


"그래, 겨울이라 좋아"


두꺼운 목도리 둘둘 감고

옷장 구석에 넣어둔 장갑을 꺼내 끼고

얼음처럼 차가워진 공기를 걸으며

겨울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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