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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Feb 22. 2024

겨울 다음 봄

견뎌야 할 이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쌓여 있었다.

에 세차게 내리더니 어느새 소복이 쌓여 있다.

남아 있던 겨울은 그렇게 또 세상을 덮어 버린다.

차갑고 예쁜 작은 결정이 온 세상을 새하얗게 만들어 버린다.


다른 계절과 비교하면 겨울은 고군분투의 계절이다. 모든 생명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자기 안으로 들어간다. 결국 때를 기다리며 피어나기 위해서 긴 시간을 보낸다.

특히나 봄과는 바로 이어지는 계절이라 크게 대비된다.

겨울의 공기는 차갑고 바람은 매섭다. 모든 것을 얼려 버린다. 그걸 견디지 못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그런 겨울이 지나면 모든 것은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생명력이 싹튼다. 겨울이 없었다면 보지 못했을 생의 경건함. 어쩌면 고통과 아픔이 가치 있는 이유다. 겨우내 견딘 자들이 따뜻한 봄을 기쁘게 맞는다.


나의 겨울도 끝 모를 이유로 때로 반복된다.

풀어야 할 숙제들이 모두 풀리는 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김없이 사라지는 때,

가만히 때를 기다리며 숨죽이듯 시간을 버틸 때,

그 끝에 나의 봄도 찾아오겠지.


그날엔

예쁜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그 향기에 취해 따뜻한 햇살처럼 미소를 지을 거야.

두 팔 벌려 나의 봄을 기쁘게 맞이할 거야.

날 만들어준 겨울에 고마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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