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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Mar 31. 2024

놓아 버리기

이젠 안녕



우리는 뭐든 손에 쥐려 한다. 욕망이든 나를 위한 성취든 그 어떤 것이든 말이다.  취를 통한 기쁨도 있지만 무엇인가 손에 쥐려 애쓰다 보면 언젠가는 결국 지치는 순간이 온다. 그제야 난 무얼 위해 이토록 애쓰며 살았나 돌아보게 된다.


사실 손에 쥐려 한다는 것은 생존에 의한 본능이다. 손에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야 무엇이든 쥐고 있어야 마음 편하다. 문제는 자신도 모르게 좋은 것뿐 아니라 나쁜 것도 쥐고 있으려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나이를 먹으며 무거워지는 것은 숫자만이 아니다. 시간에 쌓이고 남겨진 감정의 무게다.


상황과 관계 속에서 마음에 남겨진 아픔과 슬픔은 결국 지나갔어야 했던 마음이다. 놓아버리지 못하고 손에  기억들은 결국 계속 나를 괴롭힌다. 쉬이 놓아버리지 못한 것들이 반복적으로 나를 아프게 다.


줄을 양쪽에서 당기면 한쪽에서 더 세게 당겨야 끝이 난다.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이 든다. 줄을 더 세게 당기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쪽에서 놓아버 끝이 난다.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끝낼 수 있다.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은 이제 놓.아.버.리. 자. 내가 이토록 꼭 쥐고 있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흘러갈 조각이었. 물론 도움이 되는 좋은 기억과 행복한 순간이라면 쥐고 있어도 좋다. 하지만 결국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나쁜 기억이라면 힘겹게 쥐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 만약 쉽게 떠나보내지 못한다면 집착의 이유가 뭘까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왜 고통을 손에 쥐고 끌어안고 울고 을까 하고 말이다.


아프게 꼭 쥔 손을 조금씩 펴자. 지나갈 감정이었다. 결국 흘러갔어야 할 과거의 기억이었다. 고통은 내 것이 아니다. 이제는 놓아버려도 괜찮다.



안녕, 잘가~
나의 아픔아






* 매주 일요일, 마음에 관한 글을 씁니다.

아팠고 괴로웠던 순간은 어쩌면 저를 깊어지게 했는지 모릅니다.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기억도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마음에 관한 책을 읽고 시도해보고 또 시도해봅니다. 그러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저같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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