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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채영 Apr 10. 2024

나만의 티 안나는 오지랖

내 머릿속은 생각 중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생각을 멈추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삶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고

이런 습관은 사고를 확장시키고 깊어지게 하니까

좋긴 하다.


하지만 가끔 그만 생각하고 싶은데

자동으로 생각이 되기 때문에

좀 쉽게 피곤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정말 필요하다.

그래야 사고를 좀 멈출 수 있으니까.


예를 들어 가족이든 친구든 만나서

그들의 문제를 들으면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에

다방면으로 생각을 돌리고

이래서 그런가

저래서 그런가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서

몇 가지 핵심을 잡아내서

패턴을 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한다.


회사에 다니지도 않는 나에게

직장에 다니는 남편이나 친구가

"채영아 내가 이런 일이 있는데 말이야~"

로 시작하는 도움요청을 받을 땐

나조차 아이러니하다.

어떤 고민이든 들어주고 정리해서

속 시원한 솔루션을 다며

나의 지인들은 종종 나를 찾는다.


회사에 다니건 어떤 직업을 가지건

사실 사람이 가진 문제는 다 거기서 거기다.

일정 카테고리 안에 있고

내가 살며 만난 수많은 사람군,

경험한 일들에 하나씩은 속해있으니까.


하지만 때로 내 문제 앞에선

속 시원한 결정을 못 내리기도 한다.

어떨 땐 잘 안 보여서 나 역시 물어보기도 한다.

자기 문제는 또 다른 영역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잘 풀어가는 편이고

대강의 스토리만 있으면

이건 이런 게 아닐까! 이렇게 하자!로

정리가 된다.


흐트러진 것을 정렬하고

규칙을 찾고

얻어야 할 것과 버릴 것을 정하고

새롭게 해석하고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것,

결국 모두 똑같다.


이렇다 보니 이런 점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고만 좀 생각하고 싶고

그만 문제를 풀고 싶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의 연속이지만

때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지인들의 이야기에 늘 관심이 가고

조금이나마 해결책을 더해주고 싶은

나만의 오지랖은 어쩔 수가 없다.


이런 나 자신이 피곤할 땐

적정 수준과 균형을 찾는 게 방법이다.

남의 일이나 사람에게 큰 관심이 없지만

내 사람에게는 무한 애정을 퍼주고

또 인간에 대한 관심은 많아서

상황탐구와 관찰을 즐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성향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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