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누구나 이별을 한다. 사람과, 장소와, 추억과, ... 우리는 이별하는 데 참 서투르다. 생각하지 말라고도 하고, 새로운 더 좋은 것을 인생에 들이라고도 한다. 심리상담에서는 그렇게 서툰 이별의 부작용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찾아오곤 한다.
어떤 것과 잘 이별하는 데 방법이 있다. 그것의 의미를 충분히 숙고하고, 소중했던 기억을 되짚어보며, 좋은 것들을 나의 일부로 내면화 하는 것이다. 흔히 돌아가신 분이 가슴 속에 살고 있다는 표현을 쓰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대학원 수업 중 들었던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한 엄마가 초등학생 딸을 데리고 먼 곳으로 이사를 해야 했다. 딸은 친한 친구들이 많았고 그들과 헤어지는 것에 몹시 슬퍼했다고 한다. 엄마는 이 친구들과 아주 좋은 이별시켜주기로 했다. 떠나기 전, 친구들을 모두 불러 파자마파티를 하고 폴라로이드로 재미난 사진들을 남겼다. 그리고 커다란 종이에 사진과 친구들의 이름, 롤링페이퍼를 적었다. 그리로 이사간 집의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그것을 붙였다.
중요한 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그것을 붙였다는 사실이다.
딸아이는 새로운 학교에서 적응하는 동안 지난 동네의 친구들을 그리워했다. 그때마다 사진을 보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생각날 때 생각할 수 있도록 충분히 허락해주었다. 더 이상 친구들이 자주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새로운 친구들과의 우정이 자리잡을 때까지.
우리는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별 후에는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술 한잔 마시고 털어버리라고 한다. 반복해서 얘기하면 '너 아직도 그러냐?'며 마음이 약하다고 한다. 자꾸 지난 과거를 떠올리는 내가 이상하다고,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모두 스스로에게 생각을 허락하지 않는 과정이다. 그럴수록 마음은 엇나간다. 음식을 천천히 소화하듯 이별 역시 시간을 두고 소화시켜야 내 몸에 좋은 에너지로 남는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생각이 떠오를 땐 생각하도록, 슬픔이 올라올 땐 슬퍼하도록, 무엇이 느껴지든 그것을 허락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