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l Jun 06. 2020

답이 없는 마음

답이 없는 마음,


무력한 건지 차분한 건지, 불안한 건지 떨리는 건지, 내려놓은 건지 가벼운 건지, 잃어버린 건지 성숙한 건지, 미련이 남는 건지 애틋한 건지, 삐뚤어져서 까칠한 건지 고요해져서 예민한 건지.


답을 내리려는 나보단 그럼에도 답을 주지 않은 채 계속 떠도는 마음이 나보단 훨씬 더 큰 것 같은데.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뭘 그리 선 긋는 시끄러운 말들에  아직도 애가 타나. 비슷비슷한 마음의 모양에, 누군가가 때마다의 시선에이름이 입혀진 말들에.


얼마 전엔 이유 없이 하늘이 검어지고 비가 오더니, 며칠 전부터 그때를 잊어버린 것처럼 이유 없이 하늘이 밝아. 그게 하늘의 모습인데 나 혼자 이유를 찾느라 바빴나. 복잡한 마음의 모양들이 언젠가는 그 자체로 길이 길 오랫동안 바랬던 적이 있었는데. 이젠 그냥 이름을 부르지 않고 떠오르는 그대로 흘려보냈으면 하는 그 마음이 더 성숙하고 예뻐 보이는 것 같아.




이번 주 내내 무기력하고 무거운 마음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흔들리는 게 마음의 속성이라는 데 그럼 나는 마음에 더 가까운 사람일까. 그러니 답을 내리려 하지 말기. 행복해야 해 라는 말을 금세 믿어 오늘의 우중충한 나를 포기하지 않길. 현혹되는 말들에 먼저 마음 주지 말고, 내게 진짜로 필요한 말들을 살필 수 있는 지혜가 있길.


그 어떤 마음도 소외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길. 울적할 때만 떠오르는 내게 필요한 고마운 다짐들. 딱! 거기까지만 집중하기.  

작가의 이전글 작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