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하며 초월하는 사랑

의존하며 초월하는 사랑,

한 가지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사랑의 욕동에 무한히 끌려갈 때, 사실 끌려가도 되지만 그 길이 나와 상대와 주변에 아픔을 주는 길인 걸 아는 상황이라면 의지를 내서 한끝을 넘었으나 내 습관들이 다시 또 나를 끌어내릴 때 혼란스러움과 멈춤을 택하고 싶다면. 그 방법은 또 다른 차원의 사랑의 마음을 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럼 괜찮아지기 때문이다.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내 이기적인 마음보다는 상대방과 나의 편안함을 빌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간이기에 이 사랑의 차원은 에로스적인 사랑보다는 순간적이고 찰나적이지만 내 한켠에 명징히 살아있는 사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 새벽과 같이 짧지만 이러한 시간이 종종 찾아오면 혹은 힘이 생겨 의도를 낼 수 있다면 지금의 순간마다 늘 잊지 않고 그 존재와 나를 향한 더 큰 차원의 사랑의 마음을 내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때 또 다른 결의 사랑이 펼쳐지고 바로 한 겹 아래의 사랑이 그렇다고 누그러지는 것도 아니고 그 자체로 큰 사랑 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도 교수님께서 줄곧 알려주셨던 포함하며 초월하는, 이 사랑에 의존하며 큰 사랑을 품게 해주는. 이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면서도 진솔하고 가장 효과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연인의 말처럼 내게 모든 걸 허용해 주면서 말이다. 억압하면 억압할 수록 그 힘은 더 불어나기에 혹은 멈추지 못하고 돌아가거나.

이 마음을 잊지 않아보는 것, 찰나의 진심을 믿고 상대와 나를 위한 기도를 해보는 것. 그럼 생각보다 가벼워진다는 것을 목격했던 여러 날들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래서 이 혼란을 뚫고 싶은 내 마음이 정리내어 적어가지만. 그래도 내 안의 사랑에 희망과 가능성을 품게 했던 시간들. 다시 또 흔들리겠지만, 이로인해 뒷통수를 맞을지도 모르지만 살아있는 마음의 말이니까. 어제 누군가 해주었던 소중한 말처럼 나의 선함과 강함, 나를 믿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