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비우는 것이 당신을 위한 최고의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나를 투명하게 할 때 그 자리에 상대의 존재가 온전히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럼 내가 네가 되어버리니까. 네 존재가 되어 네 사랑을 감미할 수 있고 너를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가슴은 너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내겐 느낌을 나눈다는 건, 사랑이라고 명명한 그 단어로는 부족한. 살아있는. 경계 없는. 깊어서 흐린, 사랑을 너머의 사랑이다.
무엇보다 비움의 사랑은 기쁨과 행복함과 같은 즐거운 감정과 더불어 그의 고통, 아픔과 슬픔도 함께 나눌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최고의 아름다운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네 존재가 될 땐 우리의 경계가 사라지니 자연스레 네 품이 내 품이 되고 당신의 모든 것이 경계가 없는 사랑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니 이건 오직 당신을 위한 사랑이다. 그러면서도 결국 되돌려 이 과정이 나를 위한 사랑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느껴진다.자칫 내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라 헷갈릴 것 같으면서도 이건 분명했다. 나의 자리에 너를 초대하고 당신이 되어버리는 것을 의도하는 것.내 사랑과 당신의 사랑, 네 고통과 내 고통도 하나가 되어버리는 것을 바라는 것. 너의 행복과 아픔도 그 모든 걸 나누고 싶다는네 존재를 사랑하는 방식.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주도적인 어쩌면 제일 큰 사랑.
투명해지는 것. 있는 그대로 내 모든 걸 당신을 위해 내려놓는다는 마음을 내는 것. 이것도 찰나고 순간적이지만,오늘 아주 조금 느껴본 것 같다.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애써보고 싶은 참 아름답고 경이로운 사랑의 모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