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l Sep 03. 2023

천도

천도,


난 이제 너희들이 두렵지 않다

어서 와 날 안아라

어서 내 가슴으로 들어오라


한 슬픔의 곡

이리 오너라

내 가슴으로 들어오너라


하늘길을 열어

그댈 보내리


하늘길을 열어

그댈 훨훨 날게 하리


땅속에 숨지 말거라

이리 모습을 드러내라

네 슬픔, 공포, 원한

그 안에 숨겨진 사랑을 이야기해 주련


밤새 널 위해 온몸을 귀 기울이고 있으리

밤의 천사, 밤의 별, 새벽의 올빼미

나무 그늘에 숨 쉬는 반딧불을 불러

이야기를 함께 들어주리

혼자가 아니다-너는


이리 오너라

오늘 밤 그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리


소년 소녀 낮과 밤

어머니들과 아버지

소와 촛불

왕과 장병들

신녀와 할머니들

.

.

그런 다음

달의 불을 켤 테니

그대는 하늘로 올라가

달에 사는 새 생명들을 끌고 내려오


분홍색 십자가를 짊어진 아이들을

아무도 모르게 나무속에 꽁꽁 숨기고 와

이리 안전한 이승의 달로 넘기련


달에 사는 아이들을 데려오련

너희들의 사랑을 대신하여

가슴으로 품으리

끝까지 지키리.



작가의 이전글 아픔에 대한 책임과 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