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조금 흐른 후 인터넷과 케이블 TV가 작동되지 않기 시작했다. 잠시만 참자... 그동안 책이나 보지 머… 하면서, 그런데, 시간이 한 시간 두 시간 흘러도 복구되지 않았다. (나는 지금도 그때를 후회한다. 바로 내일은 휴일인데, 그때 서비스센터에 전화하지 않은 것에…) 6시 10분 전에야 나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며,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했다. 직원의 말은 아직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고 나온다며, 곧 정상 복구될 것이다. 복구되지 않으면, 다시 전화를 해 달라… 라는 답변이 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믿었다. 곧 복구되리라! 하지만, 7시가 다 되어가도 묵묵부답… 나는 다시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넣었다. 담당 직원은 다른 사람이었다.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이유를 모르겠다. AS 신청을 해야 한다... 머 이런 답만 돌아왔다. 내일은 휴일이고, AS가 신청이 밀려서 다음 주 월요일 30일에나 가능하다는 답변이…. 계속 죄송하다는 말만… 이 직원은 잘못이 없다. 하지만, 나는 짜증이 났다. 죄송하다는 말은 안 해도 되고, 빠른 복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 될 것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크리스마스이브 밤에 일어나 버렸다.
TV와 인터넷 둘 중에 하나만 되어도 별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하지만, 둘 다 안 되는 경우….
오늘은 크리스마스... 휴일… 연말이다….
TV를 보아야 하는데... 안 본 영화나 드라마를 전편 연속으로 볼 생각도 있었는데…. ㅠㅠ
오늘 하루 종일, 책을 읽고, 다이어리를 정리하고, 스페인어 공부를 했다. 집안 청소도 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아마도 TV와 인터넷이 되었다면, 반 정도 할 수 있는 양이다. …
이대로 TV와 인터넷 없이 살아볼까? 도 생각해보았다. 평소 나는 인터넷만 연결하고 TV 없이 살 생각도 여러 번 하곤 했었다.
요즈음 버리는 것에, 가볍게 살기 위한 방법에... 집을 고치는 방법과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물건들 리스트 업에 관심이 많다. 아들이 군대를 가고, 집을 새 놓고 이리저리 다른 동네나,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아들이 전역 할 즈음 집을 고치고, 새롭게 집을 디자인하려면, 다 버리고 새로 무얼 사야 하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하나씩 두 개씩 집에 있는 것들을 버려야 한다.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가구, 가전, 옷과 가방, 신발 등등 정말 아무것도 없이 살아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ㅎㅎㅎ(꼭 해보고 싶은데)
냉장고, 세탁이 없이 사는 게 가능할 수도 있다. (있을것 같다는 상상)
꼭 필요한 옷만 넣으려면 옷장 크기는? 침대는? 책상, 의자…
그런데 이 TV와 인터넷이 안 되는 휴일을 지나면서, 쉽지 않겠구나! 이 두 가지는… 강제적으로 평소와는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되는 크리스마스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글을 쓰면서, 이리저리 여행하며 살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고 있다. 머리가 조금 아프네...
2019/12/25 황당한 크리스마스에~~~
잠자고 있는 글을 다시 읽어보는 건, 그리고 이렇게 플랫폼에 올리는 건, 생각보다 신기한 경험이다. 지금은 2022년이고 그 사이 환경도 생각도 많이 변했으니까,... 시간이 지난다고 글을 쓰는 일을 나아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순간의 감정이 지금보다 훨씬 좋을 때도 많고 그때로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순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