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나는 그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지난달에 캘리최님의 웰씽킹 서포터즈의 미션 주제에 대한 답으로 '나는 거절을 잘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라고 써서 릴리즈를 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많아졌어요. 나는 그런 사람인가? 나는 지금 그런 사람이 되었는가? 정말로?
지난 나의 북클럽인 북보라(BOOKBORA) 클럽에서 최인철 교수님의 '아주 보통의 행복'에 대해서 토론을 하게 되었어요. 토론의 주제가 본인의 행복의 순간을 말해보는 것이었는데, 회원 한 분이 본인은 그런 순간이 없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런데, 나는 왜 이 순간에 지난달 내가 직접 이야기한 '나는 거절을 잘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 문장이 생각이 났을까요? 그러면서, 저는 이 말을 입 밖으로 말한 후 한 달 동안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거절을 잘하는 사람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물론 YES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회사에서 저의 팀장에게 저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 팀장님의 말이 '정말 하겠다는 yes를 듣기 어려운 팀원이었는데, 본인이 ok를 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시간도 지키고 성과도 고치지 않아도 될 만큼, 결과물을 내어 놓는 팀원이었다'라고 하였습니다. 칭찬인지? 먼지 모를 때였어요. ㅎㅎ 그때는 그걸 칭찬이라고 들었었는데, 그때 저는 팀장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조금 어려운 팀원이었겠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제가 팀원으로 일하던 그때만 해도 가만히 있으면 YES였을 문화였는데, 저는 그나마 좋은 팀장님들을 만나서 온 얼굴 표정으로 "NO"를 이야기하는 팀원을 설득해 주셨으니, 상사복은 있었나 봅니다.
저는 물론 지금도 NO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섣불리 YES도 안 하는 사람입니다. 할 수 있는 것에만 해보겠다고 의지를 보여주는 정도로 저의 의사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 달 전, "저는 이제 거절 잘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라고 명명한 후에 거절이 정말 쉬워졌다는 겁니다. 왠지 모르게 저는 그래도 되는 사람이 된 것 마냥, 허락받은 사람인 것처럼 NO를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입 밖으로 내어서 말하는 힘, 글로 쓰는 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힘인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말로 해야 한다. 글로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초콜릿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을 때, 팀원들은 제가 조금이라도 상태가 안 좋으면 초콜릿을 슬쩍 책상 위에 놓고 가곤 했어요. 또 언젠가 나는 스타킹을 즐겨 입고,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한 2년 동안 저의 모든 이벤트 날 선물은 예쁘고, 신기한 스타킹들이 되었던 적도 있습니다. 정말로 그게 좋아서 그렇다고 한 적도 있지만, 말하고 나니 더 좋아진 경우도 많이 있었던 거 같아요.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사람,.. 이런 리스트를 하나씩 만들어서 도장 깨기를 해야겠어요.
저는 2021년 거절 잘하는 사람이 된 것이 좋네요.
2021.10.19
(좋아하는 것들의 스티커로 장식된 내 노트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