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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화 Sep 18. 2023

잃어버린 꿀잠을 찾아서 0902

Day 2. 사물 애착

소소한 일상기록입니다. 

(불면퇴치 프로젝트 9월 기록들)



전날 풍경:

불금 저녁, 애인과 집에서 저녁식사하다.

즉석 떡볶이+ (숯불) 무뼈 닭발 + 레드 와인 + 쿨피스

환상의 조합이었다!  




누운 시간 (smart phone off): 1: 20 a.m.  

기상시간 1차: 4:45 a.m.

기상시간 2차: 5:20 a.m.

success/fail: S (이틀 바로 잠들기 성공 ㅜㅜ)

누운 장소: 안방 (바닥, 요가 매트 위에 담요)

수면등 on/off: off

자기 직전 행위: 애인과 ‘무빙’ 13, 14화 시청

수면도움 아이템: 특별히 없음

 

메모: 피로감과 안정감이 잠들기에 큰 역할

씁쓸한 뒷맛은 그녀 떠나고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소파에서 딥슬립.



아침 기상 후에...


참으로 얼마 만인가? 아침에 독서를 했다.

6시 10분 이후 독서 시작, 7시 20분 마무리

(철학자 한병철의 <사물의 소멸> 읽기)


간단한 메모:

일본 작가 오가와 요코의 <은밀한 결정>이란 작품 궁금해짐.

한 섬에서 어느날 부터인가 사물(물건)들이 사라지게 되면서 주민들이 겪는 혼란을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사물을 소유하는 시대에서 정보를 소비하고 경험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 손에 만져지는 확실한 안정감(물질성)을 잃어버리고 형체가 없는 경험과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정보, 곧 데이터는 우리를 머물거나 쉬게 하지 않는다. 무형이라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 정보 혹은 데이터는 크기와 무게가 가늠되지 않아 늘 추상적으로 느끼게 된다. 삶의 실체가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한 채 우리는 살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를 쫓아 질주하지만 앎에 도달하지 못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아두지만 깨달음(Erfahrung)에 이르지 못한다.“ -(19페이지)


"'꽤'란 인간이 사물을 자기 대신 노동하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까지 하게 하는 것이다.“ -(20페이지)

사물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우리와 관계를 맺으며 서사를 만들던 사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점점 더 손을 쓰지 않고 살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 사고의 영역까지 다른 것에 맡기려 한다. AI는 무시무시한 신기술이다. 


그런 흐름 속에서 나는 최근에 카세트 플레이어와 LP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으려 하고 있다. 이렇게 듣는 행위가 진짜 음악을 듣게 만든다고 믿게 됐다. 이유도 모른 채, 낡은 감성에 사로잡혀 아날로그를 지향한 듯 싶었으나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이런 호사를 누리려는 이유가 있었음을 논리적으로 실감한다. '그래~ 제대로 살려고 그러는 거였어. 인간답게 살려고! 하나의 저항 운동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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