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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디아 May 02. 2019

I soul you, Seoul

매거진B NO.50-2 SEOUL 편을 읽고서

서울은 나에겐 그냥 숨 쉬고 먹고 자는 그런 곳이었다. 서울 토박이인 나는 오히려 서울에 대해 생각해볼 일이 없었다. 비교를 해보려면 적어도 두 개의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서울과 비교할 다른 대상이 없던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이번 매거진B 서울 편이 더욱더 흥미로웠다. 사실 책을 보면서 모든 부분이 다 재밌게 읽히지는 않았는데, 아는 만큼 흥미를 느낀다고 모르는 게 많았기 때문이다.

 

'단짠' 서울

이번 서울 2편은 매거진 B에서 선별한 서울 핫 플레이스와 핫 브랜드가 분야 별로 나뉘어 전개되어 있다. 특히, 현대식과 빈티지가 섞여 있다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새로운 현대식 건물 옆에 뉴트로(레트로와는 다른 새로운 세대들에게 맞춘 'New' 빈티지)가 아닌 진짜 오리지널 레트로의 골목은, 상반된 멋이 어우러져 ‘단짠’과 같이 질리지 않는 매력을 준다. 급격한 변화를 겪은 서울은 모든 분야에서 함께 성장할 수 없었고, 그랬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의 시선을 끄는 것 중 하나가 '골목골목 머리 위로 꼬여 있는 전깃줄'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미관을 해치는 방식이라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부분이라 외국인들의 의견이 매우 흥미로웠다.

 

 



서울을 살고 있는 우리는... 지금은 '을지로'

서울에는 핫플레이스가 참 많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현재 한국의 트렌드가 자기 자신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존감'에 대한 갈증, '워라벨(Work-Life Balance)'이나 '욜로(You Only Live Once)'와 같은 균형 있는 삶에 대한 열망, 1인 미디어의 성장 등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좀 더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내가 먹고, 하고, 느낀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하고 알리는 것이 하나의 '놀이' 혹은 '개인 브랜딩'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서울은 원래 유명했던 명소들뿐 아니라 서울에 '흔한 동네'들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서울은 조금 더 작은 단위로 다른 매력을 품게 되었는데, 아쉬운 점은 그 새로운 명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상업적으로 변해 버렸다는 것이다. 괜찮았던 곳들은 점점 평범해지고, 또다시 새로운 곳으로 사람들은 이동했다. 그러던 중 요즘의 핫플레이스는 조금 괜찮은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을지로'다.

'나를 위해, 나만의 맞춤형으로, 남과 다르게...'

이전의 핫플레이스 지역과 달리 을지로의 핫플레이스는 마을로 형성된 핫플 거리가 아니다. 이 곳들은 다른 홍보수단보다는 인스타 검색 결과의 영향이 큰 곳들이다. 사진을 보고 그곳이 4층이든 5층이든 후미진 골목을 끼고 찾아가는 방식이다. 그렇게 찾아간 핫플레이스에서 재미를 느낀 고객들이 자신이 찾은 보물을 자랑하듯 인스타에 올리면 다시 새롭게 홍보가 된다. 그래서 을지로의 핫플레이스들은 무작정 길을 나서서는 찾기가 힘들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오는 고객들보다는 자신들의 서비스 맞춤형 고객들을 좀 더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단체보다는 개인 취향에 초점을 맞춘 곳들이 더 인기를 끌고, 고객들은 자신들이 찾은 새로운 곳을 방문하여 재미를 느끼며 자신의 굿초이스를 뽐낸다.

 

'디테일' 싸움

매거진B 서울 2편 내용 중에 기억에 남았던 키워드는 '디테일'이다. 현재 서울의 다양한 서비스들은 전반적으로 발전이 되다 못해 포화 상태라 새로운 정보가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하기 위해선 브랜드만의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더욱더 중요하다. 이 생각은 몇 권의 매거진B를 구독하며 여러 번 느껴왔다. 성공한 브랜드는 항상 '디테일'의 차이가 있었다. 브랜드를 이끄는 리더들의 정신(메시지)이 곧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내가 알던 서울이 비 오는 날 김치전이라면, 서울 2편을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재즈바에서 먹는 칵테일 같은 느낌이 든다. 익숙하고 편하기만 하던 곳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오리무중으로 느껴졌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느낌은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새로운 걸 경험하기 좋아하는 편이라 서울의 어떤 변화도 환호한다. 오히려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 쪽이 실망스러울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이 빠르게 끓어올랐다가 식어버리는 성향을 '냄비'에 비유하곤 한다. 그런데 난 이 성향도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팔팔 끓인 음식이 더 맛있는 것처럼, 빠르게 활활 타오르기 때문에, 무언가 새로운 걸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극적인’ 서울이기 때문에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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