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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디아 Jun 16. 2019

어른이들이 더 좋아할, 한사토이

매거진B No.26 한사토이 편을 읽고서

어릴 때, 나는 동물 인형보다는 사람의 모습을 한 마론인형을 더 좋아했다. 그런데 대학생 때 우연히 코엑스 코즈니에서 한사토이를 보게 되었고, 매우 놀랐다. '동물이랑 어쩜 이렇게 똑같지?' 기존의 동물 인형들이랑은 다르게 제법 실제 동물과 비슷하게 생긴 모습에 나는 매료되고 말았다. 물론 적힌 가격을 보고 당장 내려놓고 나왔지만, 그 날 본 그 커다란 기린은 아직까지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는다. 그 이후로도 코엑스에 갈 때면 꼭 한 번씩 들러서 하나하나 진열되어있는 동물들을 자세히 살펴보곤 한다. 어쩜 이렇게 실감 나게 만드는지, 형태부터 질감까지 비슷한 게 너무도 신기했다.


‘배움이 있는 한사토이’에서 '실사에 가까운 동물 인형'으로 

한사토이의 창립자인 '한스 액슬렘'은 호주에서 한 미국계 장난감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그는 업무를 통해 얻은 마케팅적 경험으로 후에 '교육용 완구'라는 틈새시장을 노린 '호주의 한사토이'를 설립했다. 사업은 순조롭게 성공하였다. 그리고 노후에는 안락하고 느긋한 삶을 살고자 했던 한스 액슬렘은 사업을 하나씩 정리하며 은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필리핀 마닐라에서 봉제 인형 회사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던 한 친구에게 도움을 원하는 전화를 받고 필리핀으로 떠나게 된다. 친구가 운영하던 회사는 심각한 운영난에 빠져있었고,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길거리에 나앉을 상황이었다. 처음 한스 엑슬렘은 단지 컨설턴트로서 조언을 해주려고 갔다. 하지만, 봉제 공장 직원들의 간절한 염원을 위하여 자신의 노후준비를 포기하고, 직접 경영에 나서게 되었으며, 지금의 한사토이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호주에서와는 달리 필리핀에서의 한사토이는 '실사에 가까운 동물 인형'이라는 컨셉을 채택하게 된다. 이미 현지 직원들은 오랜 세월 캐릭터 인형을 만들어와 세밀하고 감각적인 작업에 능한 기술자들이었다. 당시 시장은 테디베어나 색색의 부활절 토끼 같은 스테디셀링 제품 등의 공급이 많아 가격경쟁이 심화되는 상태였고, 그래서 그는 '제품과 브랜드'에 초점을 맞춰, 당시 제대로 시선을 끌지 못한 '실물형 인형'이라는 틈새시장을 공격하여 성공하게 된다. 


실감 나는 인형을 만들기 위해서 한사토이가 거치는 노력은 매우 흥미롭다. 실제 동물의 촉감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동물원의 도움을 받아 털과 같은 표본 샘플을 얻거나, 직접 동물원에 출장 가서 만들려는 동물의 실제 습성에서부터 촉감까지 세심하게 관찰, 연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에 더불어 한사토이는 멸종 위기 동물의 보호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쉽게 접하기 힘든 동물들을 실제 모습처럼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어린이부터 어른이까지

어린이뿐 아니라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우리의 고객입니다. 장난감이기도 하지만 교육용 교재 또는 공간을 꾸며주는 오브제가 될 수도 있어요.  -한스 액슬렘-

우리나라는 아직도 '어린이'와 '어른'의 영역을 나누는 편이다. 예전보다는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까지도 "인형은 애들이나 갖고 노는 거지~" 하는 얘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한사토이는 조금 다른 방향성으로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스 액슬렘의 말대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도 어렸을 때 보다 오히려 어른이 되고 나서 동물원이 더 재미있어졌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나처럼 어른이 되면서 동물에 대한 관심이 생긴 사람들이 생각보다도 많았다. 부모가 된 지인은 동물원에 가면 오히려 아이보다 동물을 유심히 관찰한다고 한다. 동물에 대한 관심은 정말 남녀노소가 없다는 걸 실감했다. 이번 글을 쓰기 위해 한사토이 사이트를 방문하고 카탈로그를 보는데, 수집하고 싶은 동물이 정말 많았다. 한번 방문해서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모임

#쓰담과 함께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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