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비디아 Jun 30. 2019

소담 깔끔한 맛, 미슐랭 2스타 밍글스

퓨전 한식 청담 미슐랭 mingles

회사 일이 몰려서 반쯤 정신을 놓고 업무를 보고 있는데, 친한 동료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그녀 역시도 일이 몰려 함께 야근을 하던 참이었는데, 함께 미슐랭에 가보지 않겠냐고 했다. 스트레스가 많을 땐 역시 '맛집'이라며 둘이 쿵짝이 맞아가지고 검색을 시작했다. 당장 맥주를 한잔 하는 것이 빠른 스트레스 해소법이긴 하겠지만, 장기간의 야근으로 우리는 좀 더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다. 일을 했으니 나에게 선물을 줘야 했다.

이번 선택 기준은 '한식'이었다. 깔끔한 한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을 찾았고, 금액대도 적당했다. 그 선택 기준에 '밍글스'가 적합했는데, 더군다나 최근에 이전을 해서 좀 더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로 예약을 하면, 예약금 결제 안내 카톡을 받고, 예약금을 지불하면 된다. 예약한 날 방문하면 그 금액은 바로 환불된다.

밍글스의 원래 이미지 자체가 깔끔한 스타일이긴 한 것 같지만, 새로 이전해서 그런지 내부 인테리어가 정말 환하고 정갈했다. 분위기가 좋으니 먹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런치 시간에 갔기 때문에 술은 먹지 않았고, 기본 코스에서 메인 요리를 변경해서 주문했다.

<점심 코스 순서>

Summer : 제철 생선 회, 토마토 응이, 호박꽃 튀김

Hanchi : 한치, 백명란, 아스파라거스, 허브

Seon : 전복, 배추, 제피 브로스

Fish : 어만두, 펜넬 장아찌, 감자롤

Additional : 장누들(+25,000)

Egg : 유정란, 우엉, 초리조

메인 : Labster 랍스타, 자두, 막걸리(+15000) / Hanwoo 다양한 부위의 한우, 제철 채소(+20000)

Jang Trio : 간장, 된장, 고추장

생일 이벤트 메뉴

Joo-ak / Tea


시기와 상황에 따라 메뉴가 조금씩 다른 것 같은데, 우리가 갔을 때 먹었던 순서는 이랬다. 메인 메뉴는 3가지 중에서 선택이 가능한데, 우리는 기본 갈비 말고 다른 메뉴를 하나씩 시켜서 둘 다 조금씩 맛봤다. 기본 메뉴 외의 추가 메뉴에 '장누들'이 있는데, 이게 밍글스의 시그니쳐 메뉴라고 해서 추가했다.

개인적으로 음식은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술을 들었을 때 드는 이미지가 끝까지 가는 경우가 많은데, 맛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재료 하나하나의 향이 조금씩 났고, 부드러워서 좋았다.

사진 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안에 한치가 있다. 같이 곁들여 먹는 야채들과 한치가 정말 깔끔하게 어울렸다. 아스파라거스 퀄리티가 정말 좋았고, 이렇게 어울려 먹을 수 있는 걸 처음 알았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갔던 전복과 배추선. 다음 음식에 영향이 없게 간이 강하지 않아서 정말 좋았다. 옆에 술빵이 같이 나오는데 배추 육수에 찍어먹으면 촉촉하고 고소해서 좋다.

꼭 먹어야 하는 장누들. 시그니쳐 메뉴답게 정말 맛있었다. 다른 메뉴들에 비해서 간이 조금 강한 편이다. 그렇다고 다음 메뉴에 지장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장누들을 먹지 않았으면 전체 메뉴를 먹고 배가 많이 부르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장누들까지 먹는 게 양이 적절한 것 같다. (개인 차가 있을 수 있다.)

부드러운 우엉이 들어가 있는 수프 같은 메뉴였는데, 안에는 초리조(소시지)가 들어가 있다. 모양이 일단 귀여웠고, 맛이 부드럽고 깔끔했다.

두 가지 메인 요리인 랍스타와 한우다. 두 가지 다 부드러운 식감이었고, 맛있었는데, 같이 나온 소스가 정말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는 한우보다는 랍스타가 더 좋았다.

정말 독특했던 장트리오. 3가지 장이 들어갔다고 해서 이름이 장트리오다. 위에 뿌려져 있는 게 고추장 파우더고, 안에 된장과 간장이 들어간 시럽이 있다. 사실 맛보면 3가지 장의 맛이 바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뭔가 묘한 맛이 나고 식감이 너무 좋았던 메뉴다.

특별한 선물! 같이 간 동료가 사실 생일이어서 예약할 때 미리 생일인 사람이 있다고 말을 했었다. 그랬더니 이렇게 촛불 붙여서 예쁜 선물을 가져다주셨다. 이 메뉴는 생일인 사람이 있을 때 미리 예약하면 나오는 메뉴다. 기본 메뉴에는 포함이 되어있지 않다. 너무 귀엽다.

마지막으로 디저트 메뉴. 돼지감자차가 맛이 어떨지 궁금해서 둘 다 차를 선택했다. 고소한 감자 향이 좋았다. 감기 기운 있는 사람한테 정말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입을 개운하게 해 줬던 메뉴.



메뉴가 전체적으로 모두 깔끔하고 맛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는데, 재료 하나하나 본연의 맛을 음미해보기 정말 좋았다. 양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기분 좋게 배부를 정도로 나와서 괜찮았다. 서비스해주는 직원분들도 전체적으로 좋았는데, 음식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친절하고 깔끔하게 설명해주셨고, 그 외의 서비스들도 좋았다. 준비된 음식들부터 서비스까지 디테일이 단정해서 전체적인 밍글스에 대한 평이 좋을 수밖에 없던 것 같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그 어떤 순간보다도 맛있는 걸 먹을 때 소중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밍글스 요리를 먹으면서도 그랬는데,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깔끔한 한식 메뉴라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 가격대도 괜찮아서 곧 한 번 더 가야겠다.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모임

#쓰담과 함께 글을 씁니다.

작가의 이전글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 그리고 도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