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자인, 새로운 서비스 기획 그리고 사이트 프로젝트의 중요성
디자이너 포트폴리오는
어떤 프로젝트로 채우면 좋을까요?
이전 포스팅에서 디자이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파악을 했다면, 프로젝트는 어떤 것을 어떻게 넣으면 좋을지 막막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학생이거나 비전공자, UI/UX 디자이너로 이직하고자 하는 사람 등 충분한 디자인 경험과 경력이 없을 경우에는 더욱 답답한 상황입니다. 저도 지속적으로 고민되는 부분이라, 어떤 '프로젝트'를 담으면 좋을지 구글링 해보다가 좋은 해외 아티클이 있어 공유하고자 합니다. 해당 글의 일부 내용 기반으로, 제가 수집한 다양한 사례들과 경험을 덧붙여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아티클 : UX/UI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만들까? (많은 경험이 없는 경우)
위 글에서는 UX/UI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고 시작하면 좋을지, 주의점 등을 전체적으로 다루는 유용한 글이므로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이 글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채우면 좋을지'에 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참고했습니다.
근본적으로 디자이너로서 고용된 적이 없고 경력이나 경험이 없다면, 우리가 현실적으로 포트폴리오에 채울 수 있는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현재 앱과 사이트의 (요청하지도 않은) 리디자인
Unsolicited redesigns of existing apps/sites
2. 당신이 스스로 디자인하거나 빌딩한 앱들 (사이드 프로젝트 등)
Apps that you, yourself, design or build (side projects, etc.)
대부분 학원에서도 같은 과정입니다. 기존 앱을 리디자인 할 것 인지, 아니면 새로운 앱을 디자인할 것인지. 저 같은 경우에도 학원에 다녔을 때 최대한 다른 수강생들과 겹치지 않게 주제를 정하고, 리디자인을 할지 새로운 기획을 할지 정했습니다. 특히 비전공자나 이직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흔한 팀 프로젝트 경험도 없기 때문에 이런 개인 프로젝트라도 준비를 해야 하며, 탄탄한 준비만한다면 충분히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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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olicited redesigns of existing apps/sites
리디자인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을 수 있습니다. 보통 기초적인 단계의 리디자인은 기존 서비스를 깊이 이해하여 개선하기보다는 심미적인 것에 치중한 개선에 그치기 쉽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는 '예술가'가 아니고 비즈니스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리디자인을 할 것이 아니라면 기존 서비스보다도 못한 결과물에 자신의 한계를 드러낼 위험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디자인 프로젝트를 충분히 제대로만 한다면, 포트폴리오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 리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굴지의 기업에 고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간단한 결론은, 할 거면 제대로, 우리가 우리의 작업을 최고로 프로페셔널하게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리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갖추면 최고의 리디자인 프로젝트가 될 수 있습니다.
리서치를 해라 (Do the research)
사용자와 대화해라 (Talk to users)
여러 가지 콘셉트를 제시해라 (Come up with multiple concepts)
다양한 해결책의 균형을 파악해라 (Figure out the trade-offs of various solutions)
멋지게 만들어라 (Oh yeah – and make it look incredible)
다음은 우수한 리디자인 사례들입니다.
인스타그램 리디자인 : Kim Thuy Tu’s Instagram Redesign
현재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Kim Thuy Tu의 인스타그램 리디자인은 2년 전 그녀의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한 것이라 꽤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해외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이 프로젝트로 유명 유튜브 채널 프리 코더 캠프에 인터뷰도 했네요. 흥미로운 것은 그녀도 디자인 백그라운드가 아닌, 메디컬 사이언스 쪽에서 디자이너로 전환했다고 합니다. 인터뷰를 확인해보시면, 어떤 계기로 커리어를 전환하고자 결심했는지, 가족들의 만류는 없었는지, 리디자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상세히 말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점은 그녀는 인스타그램 사용자 약 40명을 인터뷰했고, 인터뷰를 기반으로 두 퍼소나를 설정했고, 그러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능과 수정 사항들을 제시하며 논리를 펼쳤습니다. 이를 보면 단순히 비주얼을 개선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리서치에 기반하여 이유 있는 디자인을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 인정을 받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애플뮤직 리디자인 : Jason Yuan’s Apple Music Redesign
이것도 재밌는 사례입니다. 미디엄에서 6만 4천 개의 좋아요를 받은 이 글은 꽤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글의 Jason은 애플뮤직 인턴쉽에 탈락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애플 뮤직을 리 디자인했고, 결과적으로 그는 애플에서 인턴쉽 제안을 받았습니다. 미디엄에 올린 포스트 하나가 그의 인생을 어떻게 바꿨는지에 대한 포스팅도 이후 올라온 점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 학생이었고 리디자인이 완벽하다고 볼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관점에서 불편했던 점을 진지하게 고찰해서 개선점을 다양하게 제시했고, 이는 많은 유저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실제로 구글 리드 디자이너도 그에게 공감하며 다른 후보자들의 리디자인보다 훨씬 뛰어나다며, 애플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위로를 해주고 있네요. 근데 Jason의 답글이... 구글도 거절했다는 부분이 슬픈데 사이다네요... =)
추가적으로, 리디자인 프로젝트만 모아놓은 사이트도 공유합니다. 다양한 사례를 참조해보시고 깊이 있는 리디자인 프로젝트를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Apps that you, yourself, design or build (side projects, etc.)
사실 위와 같이 리디자인을 완벽에 가깝게 한다는 것이 꽤 시간도 많이 걸리는 프로젝트라 쉽지는 않습니다. 리디자인에 자신이 없다면, 자신의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앱, 새로운 서비스 기획 : I-Wish-It-Existed Apps
새로운 앱 기획 (1)
: 효율적으로 친구에게 선물하기 앱
제가 서두에서 소개 한 아티클의 글쓴이인 Erik D. Kennedy가 자신의 커리어 초반에 기획한 앱입니다. 아무래도 본인의 오래된 프로젝트이다 보니, 스큐어모피즘적인 디자인과 옛 스타일에 대해서는 주의를 주네요.
지인에게 선물을 주는 것을 까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획한 앱이라고 하는데, 현재의 카카오톡에서 생일인 친구를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습니다. 이 앱을 기획했을 때, 나도 사용해보고 싶다!는 주변 반응이 많았고 구인자들의 코멘트도 많이 달렸다고 하네요.
새로운 앱 기획 (2)
: 마법사들을 위한 앱
위 사례도 새로운 앱 기획의 측면에서 흥미로워서 가져와 보았습니다. 해리포터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마법사들의 여행을 위한 어플입니다. 발상 자체도 매우 흥미롭고, 케이스 스터디 방식으로 탄탄한 기획과 총체적인 디자인이 담긴 프로젝트입니다.
5단계를 제외하고 글쓴이가 진행한 디자인 프로세스입니다. 해리포터라는 가상의 인물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구체적으로 리서치를 했고 실제 그가 겪었을 불편한 점을 상세하게 분석했습니다. 와이어 프레이밍부터 UI 디자인, 인터렉션 디자인까지 매우 완전한 프로젝트네요.
대부분 새로운 앱 기획이라면 개발이나 기획적으로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비주얼적으로 예쁘게 꾸미고 마무리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신만의 생각이 담겨있는 것이라 실무자들 입장에서 그렇게 선호하진 않는다고 들었지만, 위와 같은 탄탄한 프로세스와 결과물의 프로젝트라면 싫어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Side Projects)
경력도 없는 상태라, 아무 기업에서도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하면 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스스로 기획하고 온전한 프로세스를 총체적으로 겪다 보면 그것 자체가 경험이 되고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디자이너든 어떤 직업이든, 사이드 프로젝트는 이미 필수인 것 같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관련해서는 다양한 책(회사에서 티 나게 딴짓하기)도 참고해보실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먼저 사이드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짚어보고, 저의 사례와 다른 분들의 사례를 공유해 보겠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중요성
노마드 코더 유튜브 채널에서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해 강조하는 영상이 많이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내가 생각하고 구현하고 싶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천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달에 한 개씩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천하시기도 하고 매우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또한 제가 좋아하는 채널 중 하나인 업플라이에서도 사이드 프로젝트의 중요성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의 영상이 있습니다. 본 영상은 사이드 비즈니스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Ryan을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업플라이의 유연실 님도 초기에는 본업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업플라이를 사이드 프로젝트로 운영하면서 비즈니스적으로 배운 부분이 매우 많아 결과적으로 현재는 메인 잡이 되었다고 합니다.
디자이너의 사이드 프로젝트 (1)
: 창업을 통한 총체적 프로세스 경험하기
제 경우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잡화 브랜드를 창업했습니다. 단순히 그림 그리는 것이 좋고 직접 봉제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결합하다 보니, 폰케이스에 구매자의 이니셜과 저의 작품을 담아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아이디어스와 해외 스토어에서 판매 중으로, 글로벌하게 판매할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순전히 좋아서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현재는 이 상품들을 이용해 워드프레스의 우커머스를 이용한 이커머스 웹사이트를 만들어보는 개인 목표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제가 기획부터 판매, 마케팅까지 총체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며 이것이 결국 저의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디자이너의 사이드 프로젝트 (2)
: 'Listeners Playlist'
또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인, 디자이너 Anzi님의 'Listeners Playlist'입니다. 저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사이트의 플레이 리스트를 즐겨 듣고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제작 과정은 안지용 님의 유튜브 채널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초보자가 쉽게 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아니긴 하지만, 영상을 보니 앞으로 디자인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코딩 공부도 열심히 해서 저도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해서 즐겨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작게나마 만들고 싶은 욕구가 들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의 사이드 프로젝트 (3)
: 자신의 스킬 팔기
서두에서 소개 한 아티클의 글쓴이인 Erik D. Kennedy가 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자신의 스킬 UI 디자인에 대한 온라인 코스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디자이너인데, 자신의 웹사이트가 있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다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본인의 웹사이트를 만들고 온라인 코스도 개설하며 현재는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메인 잡이 된 경우입니다.
물론 자신의 스킬을 파는 것은 초보자의 단계에서 하기엔 어렵지만, 어떠한 분야에서라도 조금씩 지식을 갖추며 꾸준히 공부하고 그 지식을 공유하다 보면 어느새 그 능력을 팔 수도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목표로 지속적인 사이드 프로젝트로 실험, 검증하면 또 어느 순간에는 포트폴리오로 쓸 수 있도 있고 본업이 될 수도 있겠죠!
제 글이 혹시나 디자인 포트폴리오 내용을 어떻게 채울지 막막하신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외에도 더 좋은 사례들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