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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몽 Oct 05. 2018

넋두리 한 장(삭발 했던 날)

생각대로 안되지만

그럴듯하게 뭐든 시작하길 잘하는 나. 하지만 뭐하나 결론 난게 없는 나. 이런 내가  밉고 싫어서 또 머리를 삭발 해버렸다. 삭발은 내게 외부와의 금지령이다.

재화를 벌어야 하는 행위를  스스로 끊은 행위다. 뭐든 나는 겁없이 저지른다. 뒷생각은 어떻게 되겠지다.

방바닥에 떨어진 수 많은 내 살비듬 만큼이나 나의 쓸데없는 아집이 집안 구석구석을 날카로운 칼날로 나를 위협한다.

요즘에 나는 강제적인 사고를 유도한다. 이를테면 돈벌라고 하는 생각은 오히려 진정한  성공을  방해하고 주객이 전도된 욕망이라고 속삭인다.  

그런데 나는 내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잘알고 있다.

물이 마시고 싶은데 참은 것과 같고 배설의 욕구와 식욕을 참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너는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런 욕구를 일으켜야 하는 거야 하면서ᆢ실상 뭔가 그 요구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의구심을 느낀다. 무엇이 어디서 잘못된 걸까.

이 현실의 세계를 살아가면서 왜 스스로 빛을 자연히 온전히 받아야할 빛을 두려워하는 걸까.

영혼의 세계가 나를 방해하는 걸까. 내가 성공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를 재생산하며 계속적으로 없는 인간으로 살아가길 원하는가.

누가 왜 ᆢ

아니 너의 사고 정신이ᆢ

잘살고 싶은  욕망 돈을 가지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욕망이 저급한 것이냐?

아닌데 이게 아닌데 뭔가 어디서 잘못 입력된 가치가 괴물이 되어 나를 잡아 먹고 있다.


잘살고 풍요한건 죄가 되는게 아니고

그것이 영혼을 좀 먹지도 않아 그런데 마치 무당벌레 취급을 하는구나 ᆢ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 그자체를 암덩어리로  취급하다니ᆢ너의 그런 사고는 어디서 온것이냐ㅡ


종교와 철학은 돈을  무시하면서 돈을 요구한다.

돈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면서 돈을 구하는 자에게 멸시를 준다.

그리고 더 넓은 공간의 이동을 위해 돈을 달라고 한다.


결국 돈인데 결국 안락함이 아닌가.


하지만 두 가지 상반된 이론들이 존재하면서 내 존귀함을 찢어놓는다.  연꽃은  아름답고 진흙은 더럽다. 연꽃을 꺾어서 신에게 바치는 자들은 진흙을 밟고 싶지 않다.


생긴대로 살다가는 것일까ᆢ

지금껏 허황스럽게 산 결과물을 받고 있다.

지적 허영심에 노예가 되어 오히려 현실의 돈 그 집착에 빠진 거지가 되다니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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