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취향(?) 때문에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들쑥날쑥 제멋대로 피어있는 길가 꽃들이 더 예뻐 보이는 듯하다. 다듬어지지 않은 이파리와 이리저리 자기주장하듯 꽃잎을 들이밀고 있는 모습이 말대로 자연스럽다.
꽃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황량한 거리를 알록달록한 원색들로 채워준다. 나는 과거 쓸쓸해 보였던 공간이 이렇듯 활기차게 변하면 길가에 우두커니 서서 꽃들을 구경하곤 한다. 카메라를 들이밀고 디지털에 담기 어려운 피사체의 생기와 아름다움을 아쉬워하면서 이리저리 구도를 잡아본다.
봄은 따듯한 온도와 더불어 색감으로 다가온다. 실제 봄 향기가 어떤 냄새인지 가늠할 순 없지만. 시각적으로 혹은 온도의 감각으로 후각을 예상한다. 그리고 솔솔 부는 바람 속 꽃들이 흔들릴 때면 봄이 만연해짐을 느낀다.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행복감을 선사하는 거리의 진정 자원봉사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