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봄 향기가 느껴진 거야

by 김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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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날씨와 더불어 길가마다 형형색색 꽃들이 피어있기 바쁘다. 아파트 단지부터 좁은 길 모퉁이까지 봄이 가득하다. 사실 꽃을 좋아하지만, 꽃을 선물 받는 건 길가에 핀 꽃을 구경하는 것만큼 좋아하지는 않는다.


선물 받은 꽃들을 감사한 마음에 성의껏 보살피지만 뿌리내렸던 땅만큼 당연히 편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것들이 시들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물론 요즘은 드라이플라워로 형태로 꽃을 바싹 말려 오랜 기간 지켜보고 그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으나 글쎄 내 취향은 아니다. 꽃의 죽음을 전시해놓은 기분이랄까.(하지만 드라이플라워를 시도해 본 적은 있는 나는 참 모순)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200522154115_0_crop.jpeg 경주의 한 담벼락


이런 취향(?) 때문에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들쑥날쑥 제멋대로 피어있는 길가 꽃들이 더 예뻐 보이는 듯하다. 다듬어지지 않은 이파리와 이리저리 자기주장하듯 꽃잎을 들이밀고 있는 모습이 말대로 자연스럽다.


꽃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황량한 거리를 알록달록한 원색들로 채워준다. 나는 과거 쓸쓸해 보였던 공간이 이렇듯 활기차게 변하면 길가에 우두커니 서서 꽃들을 구경하곤 한다. 카메라를 들이밀고 디지털에 담기 어려운 피사체의 생기와 아름다움을 아쉬워하면서 이리저리 구도를 잡아본다.


봄은 따듯한 온도와 더불어 색감으로 다가온다. 실제 봄 향기가 어떤 냄새인지 가늠할 순 없지만. 시각적으로 혹은 온도의 감각으로 후각을 예상한다. 그리고 솔솔 부는 바람 속 꽃들이 흔들릴 때면 봄이 만연해짐을 느낀다.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행복감을 선사하는 거리의 진정 자원봉사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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