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렇게 가까웠...었나?

10년 간 알고 지냈던 내 친구가 어느날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by 김리경

People


주 5일 8시 반부터 21시까지 같이했던 공동체. 고등학교 3년은 가족보다 곁에있는 친구들과 살을 맞대고 붙어있는 시간이 많다. 대략 12시간 30분을 같은 공간 속에서 지내다보면 말을 섞지 않아도 으레 반 아이들의 성격을 지레짐작하게 되고 자석 이끌리듯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붙어다니게 된다.


나에게도 다양한 분류의 친구들이 있었다. 원체 동네가 좁았던지라 한 다리 건너면 대부분 아는 사람들이었다. 서로 이름만 아는 사이, 인사만 하는 사이, 인사와 동시에 서로의 안부를 묻는사이, 그리고 앞서말한 자석과 같은 사이. 딱 잘라 규정하진 않았지만 나는 은연 그런 식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다.


지금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친구는 자석과 같은 친구는 아니었다. 매일 붙어있던 친구 사이는 아니었단 말이다. 하지만 나의 소중한 글 무대에 출연시키는 이유는 10년이 지난 지금, 자석 이상의 감정교류를 하는 사이로 발전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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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이 넘어서면서 서로의 삶에 충실하기 위해 동네를 떠났고 몇 년이 흐른 뒤 우리는 다시 살던 곳에 정착했다. 내 인생 연례 행사처럼 우리는 1년에 한 번은 꼭 봤지만 1년치 대화를 하루에 어떻게 다 담아내랴.


1년이 요약된 압축 파일을 풀어 가장 흥미로운 주제 파일을 서로의 대화창에 입력했다. 그렇게 인연을 이어가던 중 우리는 '함께하는' 요소들을 집어넣기 시작했다. '등산'부터 '오일 파스텔'까지 얼떨껼에 추진된 일들이지만 그 속에서 커피와 식사로는 알 수 없던 그의 이면을 봤다. 학창시절 느꼈던 유머러스하고 긍정적인줄만 알았더니 이토록 낭만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니.


꾹꾹 눌러쓴 손 편지를 가끔씩 건네주기도 하며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선물을 툭 던지는 츤데레같은 면모, 갈팡질팡하는 나의 선택에 명쾌한 답을 손쉽게 내주기도 하고(너무 사소한 것이라그 친구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등산을 통한 삶의 진지한 고찰을 함께 나누면서 우리는 우정의 농도를 짙게 만드는 시간을 지속했다.


10년이란 시간이 참 길면서 짧다. 지내온 시간 동안 한 사람의 성격을 거진 파악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사실을 알면 얼마나 더 함께해야 '안다고 자부할까'싶고, 또 이따금씩 내가 알던 사람이 맞는지 나의 판단력(데이터베이스)에 의문이 들기도 한다.


1년에 봤던 한 번 봤던 친구는 어느새 일주일에 한 번은 보는 친구가 됐다. 그 만큼 서로의 일상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증거다. 주5일 12시간 30분을 늘 붙어있지 않아도, 든든한 N극 같은 사람이 S극인 내 삶에 7일에 하루는 착! 붙어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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