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목표가 없었다. 매번 떠밀려 살고 흘러가는 대로 흘러갔다. 주관이라곤 없고 줏대도 없는, 분명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인데 나라곤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이번 미술관 아르바이트도 그렇게 시작이 됐다. 감사하게도 먼저 연락을 주셨고, 거절할 생각조차 못한 나는 집에서 두 시간 걸리는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아르바이트는 이제 한 달이 되어가고, 3주 정도 후면 다시 백수가 된다. 그런데 이번 아르바이트 제의를 주셨던 선생님께서 또 다른 제의를 주셨다. 이번엔 수장고에서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다시 한번 감사하게도 여행 일정도 양해를 해주셨다.
일을 하게 된 건 정말 다행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니까. 그런데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줏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일에 대한 걱정과 동시에, 나 스스로의 삶은 어디에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한번 부딪혀보며 살아보기로 했다. 삶이라는 바다에 표류하며 가끔은 바위에 부딪히는 법도 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