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낮 시간이 지나면 어느샌가 찬바람이 부는 저녁이 돼요. 두 얼굴을 가진 초여름 저녁때 즈음이 되면 나는 여러 생각에 잠깁니다.
언제쯤이면 나는 스스로를 애정하고 아껴주며 믿을 수 있을까요. 얼마나 지나야 나는 내가 기특할까요. 나름의 시간들을 버텨오며 단단해졌다 믿었는데 나는 아직도 한참 물렁한 사람이네요.
밤이 되면 죽은 듯 깨지 않고 잠만 자고 싶어요. 아니 사실은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싶어요. 마음과는 다르게 눈은 말똥말똥하고 생각만 머릿속에 실타래처럼 엉켜요.
나는 언제쯤 그 실타래를 고이 풀 수 있을까요. 얼마나 더 지나야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탱해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