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은 일부러 퇴근시간을 피해 왔다. 보통 여섯 시 퇴근 후 바로 집으로 출발하면 최소 두 시간 반 정도가 걸리고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출근길에는 별 생각이 안 드는데 퇴근길이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창문이 모두 닫힌 버스에서는 냄새나는 에어컨 바람이 정수리를 향해 오고 꽉꽉 들어찬 사람들 틈에서는 왜인지 자꾸만 짜증이 솟구친다.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 퇴근 시간을 피해 집에 올 것 같다.
일을 하게 되면서 글 쓰는 것에 더 소홀해진 기분이다. 아무래도 왕복 네 시간 정도 되는 출퇴근 시간과 업무 강도에 지쳐 글을 쓰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나의 글들을 읽어주는 누군가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때에는 여행 기록을 남기거나 그때 그때 나의 감정들을 배설하는 용도로 사용해야지 생각했는데,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누군가가 읽어주게 된다면 그저 배설이 아니게 된 것만 같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글을 쓰면서 왜 이렇게 마음이 소란스러운지. 누군가에게 내 문장들이 위로가 되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연한 기회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감사한 제의였지만 사실 그분의 기대만큼 잘 해낼 자신이 없다. 예전만큼의 열정도 없고 말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들도 그렇다. 겁부터 난다.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어떻게 유지해나가느냐는 온전히 나의 몫이기에 무서움이 크다. 내가 생각보다 별로인 사람이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부터 온갖 생각이 다 든다.
오늘도 자기 전 약을 먹고 잠자리에 든다. 출퇴근길에 들었던 노래를 되뇌며. 괜히 sns만 뒤적이다 허전한 마음을 채우지 못한 채 잠을 설치겠지. 내일은 또 어떤 업무를 해야 할까.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정말이지 소란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