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사랑하는 방법

by 유진

어떻게 해야 가족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도무지 그 방법을 모르겠다. 내 주변에는 가족과 돈독한 사람이 있다. 엄마와의 통화의 끝맺음에서 당연하게 ‘사랑해’를 말하는 그런 사람. 애초에 가족의 번호조차 등록되어 있지 않는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매번 가족과 통화를 하는 그 사람을 보면 기분이 묘했다.

독립을 아직 하지 못한 나는 매번 가족과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 어떤 때는 무디게 넘어가는 일들도 어떤 때는 머리끝까지 짜증이 솟구친다. 나는 사랑과 애정을 주고받는 것에는 알맞은 타이밍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가족이 주는 사랑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정작 필요할 때 주지 않은 애정을 주려는 부모를 볼 때마다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수동적이고 무능력한 엄마와 폭력적인 아빠를 보며 자란 나는 부모에게서 사랑받았다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주는 방법도 모르겠다. 내가 나름 준다고 했던 사랑과 애정은 상대방에게 늘 부담이었다.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맺으며 애써 자기 위안한 적도 많다. 어쩌면 난 엄마와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오늘은 영화를 보러 나가려고 했는데 날이 너무 더워 포기했다. 동생은 외출을 했고, 강아지는 낮잠을 잔다. 나는 어떻게 해야 가족을 사랑할 수 있을지 잠시 고민해보다 이내 포기했다. 아마 다음 주 주말도 똑같은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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