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여행을 앞두고

by 유진

마드리드를 다녀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새로운 여행을 준비 중이다. 아무래도 나는 일 년에 두 번 이상은 여행을 가야만 하나보다. 이번 여행지는 일본 도쿄. 코로나 이후 거의 4년 만에 다시 찾는 도쿄이다. 도쿄는 전에 잠시 살았던 기억도 있고 친한 사람들 몇몇도 살고 있어 그런가 더 애틋한 도시다. 분명 마드리드를 끝으로 여행을 가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는데 이렇게나 내가 변덕스럽다.

최근 일을 하느라 왕복 네 시간 거리를 왔다 갔다 했더니 집에 오면 기절하듯 쓰러져 잠이 들기 바빠서 글을 쓰지 못했다. 사실 그리고 글을 쓰는 법을 거의 까먹었었다. 어떻게 쓰는 거였더라. 어떻게 써야 사람들이 봐주었더라. 글을 써 내려가는 게 두려워졌달까. 아무튼 그래서 무서웠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그 두려움이 여행을 앞둔 설렘을 이기지는 못했나 보다.

나는 mbti에서 극 j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의 계획 파이기 때문에 이미 모든 일정을 계획해놨고, 필요한 바우처는 모두 인쇄해서 파일에 넣어둔 상태이다. 방금 가와구치코 가는 고속버스표를 예매했고, 구사마야요이 미술관의 티켓을 예약했고, 공항에서 도심으로 가는 지하철 티켓도 예매했다. 이 모든 게 여행 한 달을 앞두고 일어난 일이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단연코 가와구치코에서 만나는 후지산의 모습일 것이다. 부디 날씨가 좋기를. 부디 그때의 나는 불안에 잠식되어있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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