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달리니가 열리고 나서도 마음은 뭐, 여느 때랑 다름없었어 ㅋㅋ 수련은 계속했고, 오히려 더 충실하게 몰두했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뿐이더라.
근데 확실히 변화는 있었어! 전보다 감각이 엄청 섬세해지고, 공명하는 능력도 발휘되기 시작하더라고. 진짜 듣도 보도 못한 통찰들이 막 쏟아지기 시작한 거지...
하루는 요가 선생님이 자세를 잡아주려고 내 몸에 손을 댔는데, 그 순간 '깊고 깊은 동굴 속 심연에 붉고 뜨거운 용암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습'이 뙇! 보이는 거야. 선생님 무의식 속에 억눌린 욕망을 단번에 알아차려 버린 거지 ㄷㄷ
사실 표면적으로 선생님은 누구보다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이었어.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정적이었는데, 내면엔 엄청난 열정이 감춰져 있다는 게 직감적으로 느껴지더라. 근데 이 열정을 너무 깊숙이 숨겨둬서 본인도 자기가 그런지 모르고 있었던 거야...
'나는 부족한 존재야'라는 관념(자기규정)에 갇혀서, 본인의 뜻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나한테 그대로 다 전해지더라. 타인이 스스로 한계 짓고 있는 자기규정이 내게는 더 명료하게 보이기 시작했던 거지.
요가 선생님이랑 개인적으로 대화하면서 내가 본 것들을 다 이야기했어. 다행히 선생님이 자신을 솔직하게 인정할 만큼 열려 있었고, 또 단단했어.
자신의 내면을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놀라고, 친해지기 시작했지!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 안에 있는 관념(자기규정)들을 기꺼이 마주하기 시작하더라고.
'나는 아직 부족해', '나이가 어리고 경험도 적어' 같은 수많은 자기규정에 갇혀서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는 걸 인정하고, 자기 안의 '분노'를 다 허용해 냈어. 선생님은 무의식 안의 묵은 감정을 기꺼이 마주하고 수용하는 시간을 가졌지.
진짜 엄청나게 큰 분노가 억눌려 있었다는 게 느껴지더라. 사실 본인 이름으로 된 요가원인데도, 스승의 그늘 아래서 조용히 수업만 하고 제대로 인정도 못 받고 있었거든.
그 선생님의 분노는 사실 삶에 대한 열정이기도 했어. 분노하는 아이를 허용하자마자, 숨어있던 자존감이 막 드러나기 시작하더라고.
진정한 자존감이 되살아나면서 '자기규정'이라는 감옥을 부수고 나오니까, 현실이 그냥 극적으로 바뀌기 시작했어!
상하 관계였던 스승과의 인연을 딱 정리하고, 요가원 이름도 바꾸고, 리모델링까지 감행하더니, 원장으로서 당당하게 지 이름 걸고 활동하기 시작하더라. 관념이 재규정되니까 현실도 거기에 맞춰서 싹 변한 거지. 그렇게 자기 철학을 담은 요가원을 운영하면서 주체적인 삶을 일구기 시작했어. (그리고 나를 통해 결혼할 사람도 만났지.. 이 썰도 나중에 ㅋㅋ)
양날의 검
이 즈음부터 나는 '내면에 숨겨진 관념을 파악하는 능력'이 그냥 폭발적으로 발휘됐어. 대화만 해도 상대가 스스로를 어떻게 한계 짓고 있는지가 그냥 명료하게 다 보이더라니까. 무의식 속 자기규정이 더 명료하게 보이기 시작했던 거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감정 상태를 파동으로 느끼는 건 당연하고, 연결된 인연은 그냥 텔레파시처럼 공명하기 시작했어. 명상 중에는 잠자려고 눈 감은 친구랑 의식이 연결돼서, 내 의식으로 막 끌어당기기도 했어 ㅋㅋ 나중에 들었는데, 이 친구는 눈만 감으면 자꾸 하늘로 끌려가는 느낌이라 밤새 시달렸대 ㅋㅋㅋㅋ
그리고 이런 능력은 내 손에 쥐어진 메스 같았어. 진짜 마치 양손에 메스가 쥐어지길 기다린 의사처럼 서슬 퍼런 칼날을 막 휘두르기 시작했지.
얼마나 날이 섰는지, 같이 공부하던 도반은 내 말 한마디에 에고가 건드려져서 "지금 언니가 칼로 내 가슴을 열어놓은 것 같아..."라며 고통을 호소하더라. 그런 도반한테 나는 "야, 이왕 열었으니까 수술 다 해버리자!"라면서 더 세게 메스를 들이댔어 ㅋㅋㅋㅋ
상처를 치유해 주고 싶었던 마음은 진심이었는데, 당시의 나는 지혜롭게 칼을 휘두를 만큼 성숙하지 못했다는 걸 몰랐던 거야... 그렇기 때문에 준비되지 않은 사람한테 휘두르는 칼날은 사랑의 탈을 쓴 폭력이고, 그냥 죽음과도 같다는 걸... 처절하게 배우는 시간을 맞이해야만 했어.
동시에 타인의 관념을 도려내고 에고를 죽음으로 내몰던 그 날카로운 칼날은, 사실 타인에게만 향하는 게 아니었어. 그 칼날은 바로 나 자신을 향해야만 하는 거였지.
쿤달리니가 열렸다는 건 사실 심층 무의식-아카식 레코드의 문을 그냥 열어 젖힌 거야. 깊은 무의식 속 판도라의 상자를 연 거지. 나는... 나만의 판도라를 열어젖힌 셈이었어.
감당할 수 없는 진실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진짜 지옥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어... 그 처절하고도 아찔한 여정은, 다음 편에서 계속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