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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고선영 May 04. 2020

아 하루의 마침표가 이렇다니

왜 늘 엄마에게는 삐딱한가

정말이지.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다.

엄마한테 나도 모르게 자꾸 딱딱한 어조를 가지고

말하는 게 왜 그런지 모르겠다.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왔을 때

엄마가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나에게 이 나쁜 년 하겠지.)

나는 구구절절하게 말하기 싫다.

그런 사람을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는 걸 보면

나도 그러기가 싫은 거다.

나는 언니들처럼 엄마한테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기도 싫다.

그냥 내 삶이다.

최소한의 관심이자 애정인데 나도 모르게

가시를 세우는 고슴도치처럼 엄마에게

늘 그런 태도다.

모르겠다.

오랜 시간 그렇게 살아와서 아직 어색한 건지

뭔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조금 고단한 것 빼고는

기분 좋은 하루였는데 엄마를 대하는 나의 태도에

내가 질려서 엉망진창이 된 기분.


얼마 전에 엄마는 나에게 부드럽게 말해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런데 나는 일주일도 채 안 되고

또 반복한 것이다.


꼭 범죄를 저지른 기분이다.

약간 절망적인 느낌.


그러니까 왜 지쳐있을 때 꼭 말을 거는지 모르겠다.

왜 내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를 기가 막히게

우리 엄마는 포착하는지 모르겠다.


그전에 전화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내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조절을 못했다.

휴....





이렇게 오락가락이라니.


엄마가 무슨 죄라고.


난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족에게 잘하는 그 날이

내 제삿날이 될 것 같다.




2020. 05.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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