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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고선영 Apr 06. 2021

잠은 잘 자나요?

dialogue etc


 #B대면데이트 #대화 #5 #잠은잘자나요



잠은 잘 자나요?



     제 마음을 완전히 꿰뚫고 있는 것 같아요. 당신. 요즘 전 불면증이에요. 처음엔 밤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요즘엔 새벽 3시 정도가 되어야 잠을 청하네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보통 잘 자는 편이거든요. 11시 12시에도 잠을 자고 잠을 자면 세상모르게 자는 편이죠. 자세도 별로 흐트러지지 않아요. 잠자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자는 것만큼 세상과 단절되고 오롯이 혼자인 시간은 드물잖아요.


    당신은 잘 자나요? 전 잘 자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어쩐지 자꾸 양질의 잠에서는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잠을 좋아하냐고요? 당연히 좋아해요. 하루를 마치고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지만 이내 꿈속으로 빠져들죠. 그 꿈속에서는 내가 내가 아닌 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내가 나일 필요도 없고 특별히 어떤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자는 시간은 완전히 제 시간이란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가끔 꿈이 달고 달 때가 있어요. 그래서 안 깨고 싶을 때도 있죠. 얼마 전에 꿈속에서 아주 근사한 남자 무릎 위에 앉아서 손을 조몰락거리고 있었어요. 얼마나 달콤했는지 꿈속에서 했던 생각이 떠올라요. “이건 꿈일 거야.”라고 속으로인지 눈에 보이게인지 중얼거리고 있었어요. 그때 엄마, 아빠의 점점 고조되는 말싸움에 깨버렸어요. 현실 세계로 돌아온 것이 너무 싫어서 마구마구 소리를 질렀지 뭐예요. 그 소리에 엄마, 아빠도 놀라고 제일 놀랐던 건 저였죠.


    전 잘 수 있도록 인간이 고안된 것은 신(신이 있다면)의 큰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아주 멋지고 자신의 지적 능력을 총결집해서 녹여낸 기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려워요. 꿈속 세상에 관한 책들이 있죠. 말하다 보니까 어릴 때부터 이런 세상에 관심이 많았어요. 실체가 보이지 않는 세상. 그런 세상에 큰 호기심을 가지고 있어요.


   자꾸 자는 시간이 늦어지니까 몸의 컨디션이 안 좋아요. 오전 시간 내내 내 영혼이 깨어있지 않은 기분이에요. 생활 패턴을 좀 바꾸고 싶어요. 어떻게요? 음... 아침에 한 6시에는 일어나서 공원을 한 시간 산책하거나 가벼운 조깅을 하고요. 그다음에는 아침을 가볍게 먹고 책방에 오는 삶으로요. 몸에 생기가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위가 자꾸 뜨거워져요. 식사를 매 끼니 잘 챙기지 않고 몰아서 폭식하듯 먹어서인 것 같아요.


        잠은 몸을 지배합니다. 그리고 몸은 마음을 지배해요. 그래서 잠이 중요합니다. 오늘부터는 잘 잘 수 있을까요? 자꾸 핑계가 많아요. 그러지 않길 바라는데 잘 안 되네요. 몸이 자꾸 붓고 컨디션이 엉망이고... 아주 가벼워지고 싶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일어날 수 있는 컨디션이고 싶어요. 제발 그러 길요. 오늘도 당신의 인터뷰에 나를 돌아보게 되었네요. 고마워요. 오늘의 질문도 저에게 꼭 필요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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