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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고선영 Apr 05. 2021

어떤 사이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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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대면데이트 #대화 #4 #어떤사이를좋아해요



어떤 사이를 좋아하세요?



     당신의 질문은 언제나 나를 황당하게 만들고 결국엔 웃게 하네요. 사람에 따라서 좀 다르지 않을까요? 관계를 물어보는 거죠? 좋아하는 사람과는 친밀하고 싶어요. 그런데 불편한 사이들이 있죠.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전 제가 독립적인 편인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은 아닌 거 같아요. 지금 계속 ‘같아요’라고 하는 건 이게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어서요. 제 생각이잖아요. 남들이 볼 때는 다를 수 있고 보는 사람에 따라서 더 다를 수 있으니까요. 전 설레는 사이가 좋아요. 그게 남자든 여자든 어떤 대상이든 약간의 호기심과 만날 걸 생각하면 기대되는 마음이 있는 사이요. 너무 가까운 것보다는 그 편이 좋은 것 같아요.


    누가 나를 빤히 들여다볼 때 민망해져요. 그냥 적당한 관심이 있으면 좋겠어요. 저는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적당한 온도로 따뜻하고 친절하면서 미소 짓는 사람을 좋아해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어떤 사이냐고 할 때 선뜻 ‘사랑하는 사이’ 요 이렇게 말이 안 나오는 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아름답게 안 해서지 않을까요?


    제일 좋은 사이는 ‘사랑하는 사이’가 맞는 건 확실한데 그 사랑하는 사이가 너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로에게 너무 기대거나 또는 너무 독점하려는 사이는 무겁고 힘들게 느껴지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사랑하는 사이는요. 요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벚꽃이나 휘날리는 꽃잎이 내 어깨와 머리에 떨어졌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한참을 기다린 책이 도착했을 때와 같은 기분이요. 아기의 통통한 발을 만졌을 때의 느낌이랑도 비슷하고요. 그런 사이를 좋아해요. 순간순간 몰입할 수 있는 사이.


    이런 생각을 꽤 오랜 시간 해 왔어요. 어떻게 한 인간만을 사랑하라는 거야. 그건 인내심을 시험하는 거지. 결혼이라는 사회 제도는 말도 안 되는 거야 라고요. 지구에 이렇게 많은 인간이 있는데 어떻게 한 사람이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죠? 매번 사랑에 빠진다고 해도 그걸 욕할 수 있는 건가요? 얼마 전 많은 논란과 시청률을 견인한 ‘부부의 세계’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모두 불륜을 저지른 주인공 남자를 욕했지만 전 속으로 생각했었어요. ‘저런 마음은 누구나 먹지.’ 그러나 행동을 하고 안 하고는 다르지...라고요. 이 지구에 사는 모든 인간이 싱글이라면 어떨까에 대해 상상해 보곤 해요. 전 비혼 주의니까요. 나중에 눈이 뒤집힌대도 그냥 동거를 하고 말 거예요. 결혼이라는 제도에 관심이 없어요. 너무 폐해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제도를 잘 이용하는 지혜로운 인간도 많지만요. 전 구속되고 싶지 않아요. 너무 기대는 것도 원하지 않고요. 그냥 죽을 때까지 독립적으로 ‘고선영’으로 살다 가고 싶어요.


    사이. 이런저런 사이에 대해 생각해 봐요. 책방을 하니까 예전이라면 전혀 소통하거나 대응하지 않았을 관계들도 맺게 돼요.  관계를 보았을  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아요. 왜냐면 인간은 모두 상처 받고 싶지 않거든요. ~ 하고 깊게 들어오는 관계는 그리 많지 않아요. 우리는 관계를 통해 성장하는  같아요. 관계를 통해 상처를 받는  너무 당연하고요. ! 오늘의 인터뷰 질문은 좋았어요. 덕분에  생각을 알게 되었네요. 고마워요.

월요일 멋지게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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