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주라...
있잖아. 이건 정말 너무 하잖아.
책방에 도착해서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한 번 했어.
땀이 너무 난다.
너도 알지? 내가 얼마나 땀이 안 나는지.
그런 내가 땀이 난다.
그리고 날씨 때문에 자꾸 정신이 혼미해져.
우리가 진짜 미안해.
그동안 너무 무정했어.
무심하고...
진심으로 사과해.
그니까...
이젠 그만하면 안 될까?
진짜 진짜 미안해.
어떻게 하면 네 마음이 풀릴까.
아니 어떡하면 네 몸 상태가 좀 나아질까.
정말 미안했어.
마스크로 꽁꽁 싸매고 이런 여름을 나는 건
너무너무 힘든 일이야.
그렇지만 너의 힘듦에 비하면 우리의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지.
아이들은 우리 때문에 고스란히 힘든 걸 겪고 있어.
제발....
정말 부탁이야.
이제 돌려줄래?
내 일상을.
얼굴의 아주 미세한 움직임과
바람에 씻기는 땀을.
서로를 바라보면서 웃고 있는 따뜻한 입꼬리를.
부탁할게.
진심이야.
그리고 한 가지만 더.
우리 외삼촌이 지금 암 수술 중이셔.
깨끗하게 나을 수 있게 도와줘.
너의 아름다운 에너지가
세상에 가득 금빛 가루처럼 뿌려지게
도와주렴.
부탁이야.
2021년.
너에게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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