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를 넘었다
코로나로 불안 불안했는데
결국은 걸리고 말았다.
처음엔 희미했던 선이 점점 진해졌다.
목이 계속 편도가 부은 듯 아팠다.
병원에 가니까 사람들이 이십 명 이상 있었다.
일부러 병원 오픈 시간 맞춰서 갔는데...
아이도 어른도 많고 모두 나 보다 빨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에 문자가 왔다.
자기 기입식 조사서를 작성했다.
심리적인 건지 몸이 점점 무거워졌다.
약은 5일분을 지어주어 받아 들고 들어왔다.
집에 뭐가 있는지 평소에도 뭐가 없어서
잘 알고 있는데 냉장고 속 음식이 뭐가 있는지
쭉 생각해 봤다.
너무 힘들어서 음식을 못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커피와 샐러드를 사다 놓은 걸 먹었다.
그리고 약을 먹었는데 그때부터 시작이다.
잠을 자고 또 자고 일어나서 물을 먹고
약을 먹고 잤다.
약이 하루치밖에 안 남아서
결국 비대면 진료를 받았다.
'닥터 나우'라는 어플 이용해서
진료받고 약을 처방받아서
배달료 5천 원 받고 약을 받았다.
(우리나라 진짜 너무 대단한 거 아님?)
계속 아팠고
5일까지 점점 더 심해져갔다.
목은 찢어질 것 같고
콧물은 나고
갈비뼈와 다리가 불쑥불쑥 아팠다.
가래가 목구멍과 가슴에 다 달라붙은 듯
숨쉬기가 곤란했다.
6일 차가 되니까 이제 좀 살 것 같다.
7일 차에도 가래는 대단히 찰싹 달라붙어 있다.
나는 옛날부터 가래침 뱉는 걸 잘 못한다.
어떡하는지 잘 모르겠다.
연신 코를 팽팽 풀었다.
7일 내내 아무것도 못 했다.
설거지 겨우 몇 번과 밥 한 끼 지어먹는 게 다다.
나머지는 주변 사람들이 보내준 음식이나 쿠폰으로
매 끼니 챙겼다.
이제 오늘 밤 12시면 끝이다.
살면서 이렇게 아팠던 건 처음이다.
소문이 무성했던 코로나를 결국 몸으로 체험했다.
더 건강한 나이길...
p.s 생각보다 외롭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감사했다.
#코로나 #코로나확진 #작가고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