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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고선영 Apr 03. 2022

코로나 확진 7일 차

고비를 넘었다

코로나로 불안 불안했는데

결국은 걸리고 말았다.

처음엔 희미했던 선이 점점 진해졌다.

목이 계속 편도가 부은 듯 아팠다.


병원에 가니까 사람들이 이십 명 이상 있었다.

일부러 병원 오픈 시간 맞춰서 갔는데...

아이도 어른도 많고 모두 나 보다 빨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에 문자가 왔다.

자기 기입식 조사서를 작성했다.

심리적인 건지 몸이 점점 무거워졌다.


약은 5일분을 지어주어 받아 들고 들어왔다.

집에 뭐가 있는지 평소에도 뭐가 없어서

잘 알고 있는데 냉장고 속 음식이 뭐가 있는지

쭉 생각해 봤다.

너무 힘들어서 음식을 못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커피와 샐러드를 사다 놓은 걸 먹었다.

그리고 약을 먹었는데 그때부터 시작이다.

잠을 자고 또 자고 일어나서 물을 먹고

약을 먹고 잤다.


약이 하루치밖에 안 남아서

결국 비대면 진료를 받았다.

'닥터 나우'라는 어플 이용해서

진료받고 약을 처방받아서

배달료 5천 원 받고 약을 받았다.

(우리나라 진짜 너무 대단한 거 아님?)

계속 아팠고

5일까지 점점 더 심해져갔다.

목은 찢어질 것 같고

콧물은 나고

갈비뼈와 다리가 불쑥불쑥 아팠다.

가래가 목구멍과 가슴에 다 달라붙은 듯

숨쉬기가 곤란했다.


6일 차가 되니까 이제 좀 살 것 같다.

7일 차에도 가래는 대단히 찰싹 달라붙어 있다.

나는 옛날부터 가래침 뱉는 걸 잘 못한다.

어떡하는지 잘 모르겠다.

연신 코를 팽팽 풀었다.


7일 내내 아무것도 못 했다.

설거지 겨우 몇 번과 밥 한 끼 지어먹는 게 다다.

나머지는 주변 사람들이 보내준 음식이나 쿠폰으로

매 끼니 챙겼다.


이제 오늘 밤 12시면 끝이다.


살면서 이렇게 아팠던 건 처음이다.

소문이 무성했던 코로나를 결국 몸으로 체험했다.

더 건강한 나이길...


p.s 생각보다 외롭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감사했다.



#코로나 #코로나확진 #작가고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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