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작심삼녀_매일 쓰는 ㅇㅇ] 건강일지

매일 내 몸과 마음을 살피는 일

by 읽쓴이

나는 매일 건강일지를 쓴다. 건강을 추적해야 할 만큼 아픈 것이 아니다. 그냥… 주변에 갑자기 불렛저널 바람이 불었고, 나는 이미 다이어리가 있었기 때문에 건강 다이어리를 불렛저널로 써보자 했던 것. 건강일지를 불렛저널로 쓰는 것이 꽤 유용하고 의미가 있어 추천하고 싶다.

*불렛저널(Bullet Journal)은 쉽게 말해 내가 직접 커스텀해 만들 수 있는 다이어리다. 노트에 일정, 할 일, 감정, 목표 다 쓰는 아날로그식 자기 관리 시스템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내 건강 일지의 기록 항목은 이렇다.

[사실 기록]

일어난 시간 / 잠든 시간

몸무게

물 몇 잔

달리기 여부

걸음 수

아침/점심/저녁/간식으로 먹은 것

가려움 정도


[감정 기록]

바디/멘탈 컨디션 - 짧게 한 두 줄로 쓴다.

주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 한 주의 건강에 대하여 포괄적으로.


[사실 기록]의 항목들은 1월부터 여러 번 바뀌었다. 원래는 모닝 요가가 있었다가 운동 항목으로 바뀌었고 최근엔 달리기를 시작해 달리기로 바뀌었다. 샐러드 섭취 여부도 있었다가 엑스 표가 쳐진 날이 더 많아서 사라졌다. 이렇게 내 삶의 패턴이 이끄는 대로 항목을 바꾸어 쓸 수 있다는 게 불렛저널 건강일지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의식적으로 일어난 시간/잠든 시간/마신 물 등 내가 만들고 싶은 루틴을 의식적으로 지키려고(?) 하게 되는 것도 장점이다. 평일에는 꼭 12시 전에 자고, 주말이어도 7시에는 일어나게 되고 물 역시 건강일지를 쓰지 않았을 때보다 더 잘 마시게 되었다.

만약 본인 건강에 가장 신경 쓰이는 취약점이 있다면 그걸 항목으로 넣어두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2022년부터 급작스럽게 가려움이 심해졌다. 그래서 매일 나의 가려움 정도를 기록해 둔다. 그러면 내가 무얼 먹었을 때 가려움의 정도가 더 심해지는지 체크할 수 있다. 나는 확실히 빵, 밀가루, 떡 같은 걸 먹으면 가려움이 극심해지는 편이다. 가려움은 멘탈과도 크게 관련이 있었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있으면 습관적으로 양팔이나 다리를 긁었다. 예전엔 그걸 그냥 습관이라고만 생각했지만, 건강일지를 쓰면서 신체 반응과 감정 사이에 분명한 연결고리를 찾게 됐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매달 월경을 하므로 이 건강일지가 더 유용하다. 특정한 어느 한 부분이 반복적으로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수준) 아프거나 불편한데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다면 그것이 월경 주기 전/후로 반복되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내 경우엔 월경 4-5일 전부터 잠이 정말 많아지고 오른쪽 무릎이 콕콕 쑤시는 통증이 있다. 그런 걸 알아두면 “어랏 갑자기 왜 이러지?” 당황하지 않고 월경 전이라 그렇군. 하며 원인을 추적할 수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감정 기록]은 날마다 바디/멘탈 컨디션을 적는다. 특별히 정해진 건 없고, 오늘 아침에 눈이 개운하게 잘 떠졌는지, 신체 중 어디가 불편하거나 너무 컨디션이 좋은 부분은 없었는지 적어둔다. 유난히 멘탈이 안 좋을 때는 어떻게 안 좋은지 구체적으로 써둔다.

KakaoTalk_20250707_173755700.jpg 텅 빈 5월의 건강일지

하지만 나도 정말 힘들 때는 건강일지 쓰지 못했다. 마음이 가장 고되었던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는 아무것도 작성하지 못한 채 빈칸으로 남겨두었다. 내 몸을 살피고 기록해 두는 것 자체에도 에너지가 들어가니까, 그것까지 살필 여력이 없던 거다.


하지만, 이 빈칸 또한 내 건강일지의 일부분이겠지. 생각하며 7월의 기록을 시작해 본다.

좀 더 내 마음에 드는 내 하루가 많아지길 바라며 -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작심삼녀_매일 사용하는 OO] 하루의 시작과 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