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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은 Feb 16. 2021

잘한다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어머, 저 가수 노래 진짜 잘하지 않아?"


우리가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다가 흔히 내뱉는 말입니다.


노래를 잘한다.

감동을 준다.


요즘은 예전처럼 고음을 잘 낸다고 무조건 잘한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높은 고음을 무리 없이 소화하는 가수들에게는 큰 장점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노래를 잘한다고 인정하는 시대는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잘한다'라고 이야기를 할 때 어떤 점이 그렇게 느끼게 했을까요? 

그건 바로,

가수 고유의 색깔.

음역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느 누가 흉내는 낼 수 있을지언정, 그 가수의 음색을 완전히 훔쳐오지는 못합니다.

색이 강한 가수일수록 사람들에게 더 오래 기억에 남고 각인이 잘 되는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모이면 하는 말이 있습니다.


"oo가 피아노를 엄청 잘 친다고 그러던데?"

"oo는 바이올린을 되게 잘한데."


그 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이 대화 속에서 나옵니다.

춤을 잘 춘다.

그림을 잘 그린다.

악기 연주를 잘한다.


잘한다 못한다의 판단이 어려운 예술분야에서 그런 이야기가 오고 간다는 것에 저는 많이 아쉽고 속상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잘한다 잘 못한다로 판단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 센터에 오는 엄마들도 이야기를 합니다.


"저 애는 피아노 되게 잘 치네요."


선생님인 제가 보기에는 비슷한 실력과 수준인데, 엄마들의 기준에는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왜 그렇게 반응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엄마들의 '잘한다'의 기준은 내 아이와의 비교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하면 '잘한다'

내 아이가 더 잘하는 것 같으면 그 아이는 '못한다'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15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한 번도 아이의 색깔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엄마의 말을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빈이 친구는 피아노를 되게 즐겁게 연주하는 것 같아요. 꼭 무지갯빛처럼 환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주네요."


"정인이 친구는 통통 튀는 느낌이 들어요. 네온빛 핑크 같아요"


이렇게 아이들마다 연주할 때의 느낌이 있고 고유의 색깔이 있습니다.


"원장님 딸은 피아노 되게 잘 치죠? 왠지 그럴 거 같아요."


종종 엄마들에 저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딸아이는 피아노를 좋아합니다. 우리 집 피아노의 뚜껑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언제고 자신이 원할 때 피아노 앞에 가서 뚱땅뚱땅 연주를 합니다.

우리 딸아이의 색깔은 분홍빛 솜사탕 색입니다. 피아노에 앉아서 예쁜 꿈을 꾸듯이 노래하며 달콤하게 피아노를 연주하고 내려옵니다. 




길을 걷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처음 듣는 노래를 듣고서도,

'어? OO 목소리 같은데..?'

하고 자신도 모르게 반응한 적 있나요?

그것이 바로 그 가수 고유의 색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잘한다'는 기준의 말보다는 어떤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는지 느껴보는 것 어떨까요?

아이가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가며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우린 그저 커다란 도화지가 되어 아이가 자신의 개성을 담아 자유롭게 색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도록 열어두는 것.

모든 아이는 천재성을 지니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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