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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은 Feb 15. 2021

전공시킬 건 아닌데..

우리 모두는 대학 때 공부한 전공이 있다.

경단녀로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자의든 타의든 내가 과거에 했던 공부가 있고,

그걸로 얼마 동안 밥벌이를 하며 살아왔다.

반대로 전공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는 이들도 있다.

(나도 네이버 인물검색에 작곡가로 등록되어있지만, 작곡을 전공하지는 않았다.)


이렇듯 요즘 시대에 일을 하는데 전공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는 않다.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문예창작학과를 나왔거나 국어과를 나오지는 않았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누구나 노래를 부르고, 곡을 만들 수 도 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좀 더 깊이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면, 전공만큼 하게 되는 것이다.

절대적으로 전공이 중요한 의사나 법조인을 제외하면 말이다.


말하자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전공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취미를 조금 깊게 파고들면 누구나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아는 '작사가'가 있다. 대중가요 작사가인데, 사실 나도 본업이 작사가인 줄 알았다.

조금 친해지고 대화를 하다 보니 본업은 공무원이 아닌가.

공무원으로 일하며 저녁시간과 주말을 활용해서 작사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나에게 전했다.

다양한 작곡가와 협업하며, 최근에는 O.S.T에도 참여를 했다.

점점 쌓여가는 작사가로서의 그의 포트폴리오와 커리어.

세상은 점점 더 전공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걸 얼마나 더 열심히 깊게 공을 들이는가에 따라서

전문가라는 단어가 붙여지는 것 같다.




"선생님, 우리 애 전공시킬 건 아닌데.."


나는 엄마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무수히 많이 전해 듣는다.

전공시킬 건 아니지만 잘했으면 좋겠는 마음 반, 또한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게 배웠으면 좋겠고, 너무 깊이 오랫동안 가르칠 마음은 없다는 것이다.


"어머니, 우리 정인이가 커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모르잖아요? 그러나 분명한 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거나 아님 다양한 일을 하며 살아갈 수도 있잖아요. 지금 미리 선을 그어놓는 거 보다는 활짝 열어두면 어때요?"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이지만, 우리 아이가 커서 무얼 할지 모른다.

모르는 게 당연한 거다.

아직 열 살도 안 된 우리 아이들에게 전공이란 단어를 쓰기에는 빛나는 아이들이 조금 안 된 거 같다.

커서 무얼 할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도 어린 시절 꿈이 여러 번 바뀌지 않았던가.


아이들은 자라면서 시기 시기마다 관심분야가 달라질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마음껏 집중해서 몰두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보고 나서,


'진짜 내 적성과 맞아.'

할 수도 있고,


'생각보다 나랑 안 맞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이가 가진 그 열정이 굵게 오래갈수록 전공에 가까워지고, 얇게 오래가면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지, 직업이 하나일지 여러 개 일지 모른다.

또 어떤 꿈을 꾸며 인생을 살아갈지 감히 예상조차 할 수 없는 나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아이가 어떤 배움을 시작하더라도,


'전공시킬 건 아닌데'


하는 마음은 저기 버려두는 건 어떨까.

전공을 정하는 건 우리 아이들이다.

스스로 자신이 하고 싶은걸 찾고, 공부하는 사람의 행복도가 높다.


아이들이 바르게 잘 자라고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려면,

우리가 전공을 정해주거나, 내 생각대로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가 되도록 하자.

우리 어른들 모두의 노력과 관심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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