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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Dec 16. 2023

<눈이다...>

눈 오는 날 아침에 매생이 굴국을 끓인다.


눈 오는 날 아침은 유난히 밖이 조용하다.

커튼을 열어 보니 아니나 다를까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다.

베란다로 나가 방충망까지 열어 져치고 사진과 동영상을 마구 찍어댔다.

주방으로 가서 어젯밤에 불려둔 매생이 블럭을 보며, 냉장고에서 생굴을 꺼냈다. 아 근데 천일염이 안 보인다. 그나마 굵은소금을 찾아 굴을 박박 문데고 흐르는 찬물로 헹궈냈다.

냄비에 매생이와 마늘을 넣고 한소끔 끓이고 국간장을 넣어 일차로 간을 봤다. 이제 굴을 투하하여 한 번 더 부르륵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다시 국간장을 넣고 이차로 간을 본다. 맛있다. 매생이의 초록향이 가득 퍼진다.



비비고'에서 만든 '계란옷 입은 고기완자'를 전자레인지로 해동시킨 후 기름 두른 후라이팬에 자글자글 지져준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비비고' 없었으면 주부들 어쩔 뻔했나 싶다.


소화가 잘 안 되는 딸아이를 위해 현미밥 대신 흰쌀밥을 전기밥솥에 올려놨는데, 벌써 뜸 들이기 들어간다고 띠링띠링 소리가 난다. 얼마 안 있어 "피슉" 소리가 나며 압력이 빠져나간다. 잠시 후 뚜껑을 열어보니 윤기가 좔좔 흐르는 흰밥이 먹음직스럽다.





아직 다들 자고 있다.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 마시면서, 달달한 음악을 들으며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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