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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tlionheart Dec 28. 2023

방학이다

Unsplash사진


아이도 나도 방학을 했다. 혼자서도 잘 챙겨 먹고살았던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내 방에 들어와서, 밥 차려달라고, 자신의 타고난 권리를 주장한다. 살짝 귀찮으면서도 이 상황이 재미있는 나는 너가 차려 먹으라고 해보지만, “앙 앙 엄마가 차려줘~”라고 애교 섞인 투정을 하는 딸아이가 귀엽기만 한다. 딸아이는 어릴 때 뉴욕 사는 언니가 지어준 ‘바쮸마루’라는 별명이 있다. 지금도 화장 안 하면 바쮸마루와 똑같다. 그래서 더 귀엽고 웃기다.


Pinterest 사진


특별한 반찬 없이 미역국이나 소고기 뭇국에 두부부침, 달걀 프라이, 시금치나물, 시래기나물에 배추김치를 내어줘도 맛있게 한입 한입 오물오물 먹고 있는 아이를 보면, 다시 내 품 안의 자식이 된 것 마냥 마음이 흡족하다.


지나고 보면 이렇게 어릴 때가 그리워지는데, 그때는 육아가 하루하루 너무 힘들었었다. 세월이 “쏜 살”과 같다더니 그 말이 딱 맞구나 싶다.


아이와 함께 있으니 그 어떤 모자람도 느껴지지 않고, 마음이 꽉 차서 허전하지도 않고, 풍족하기만 하다. 걱정거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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