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otlionheart Jan 04. 2024

자만추.. 자신만의 만족감 추구

Unsplash의 coffee cupping 사진


12월 말에 들었던 로스팅 고급반 수업 숙제를 오늘에서야 했다. 챔피언 선생님이 아시면 나이 많은 수강생을 때찌때찌 혼도 못 내고 속으로만 끙끙 앓으실 것이다. 왜냐하면 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cupping guide에 따르면, 로스팅 후 8시간에서 24시간 내에 커핑을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숙제는 단순한 커핑 숙제가 아니었다. 내가 볶은 콩 세 종류와 다른 수강생이 볶은 콩 세 종류를 커핑을 하면서 blending 하여, 맛있는 커피 blending 조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내가 볶은 생두는 Colombia washed, Ethiopia natural, Kenya washed이었고, 다른 수강생의 생두는 Ethiopia washed, Brazil natural, Indonesia washed이었다.


커핑을 하는 동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출되는 커피 flavor(맛과 향)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그렇잖아도 미각이 둔한 나에게는 꽤 어려운 숙제였다.

그래서, 일정시간까지만 커핑을 진행한 후 각각의 액체만 따로 분리하여 블랜딩을 해보겠다고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더니, 과다추출이 되지 않는 추출 정지 시간을 안내해 주셨다.


먼저, 액상 커피 블랜딩 계획을 써 내려갔다.

1. 콜롬비아w : 에티오피아n : 케냐w = 1:1:1

2. 브라질n : 에티오피아w : 에티오피아n

   1) 1:2:1

   2) 1:2:2

3. 인도네시아w : 케냐w = 3:7

4. 브라질n : 케냐w = 1:2


커핑 프로토콜에 따라 원두 11g을 그라인더로 갈아 섭씨 92도 물을 200ml 부어, 4분에 breaking과 skimming을 하고, 시간에 따라 플레이버를 체크하다가, 추천받은 시간에 액상 커피만 다른 용기로 옮겼다.


블랜딩 계획에 맞추어 종이컵에 커피를 블랜딩 하여 플레이버를 체크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1. So, so

2-1) 맛이 맹숭맹숭

2-2) 단맛 증가, berry, 말린 과일

3. dark, 한방차 맛, spicy, black current

4. dark, molasses, 눅진눅진하고 진득한 촉감, 단맛


베스트를 뽑자면 2-2)가 단맛과 다양한 과일 맛이 나면서 제일 맛있었고, 그다음은 4, 3 순으로 겨울과 잘 어울리는 커피맛이었다.


내가 블랜딩 해 놓고,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나.. 나는 천재인가..’하면서 뿌듯해하고 있다.


프로 로스터들이 보면 코웃음을 칠 테지만, 그래도 지금 나는 입가에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 나오면서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해 첫 아침 만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